엔드투엔드 AI 확산 속 데이터 인프라 경쟁 격화 … 알고리즘→데이터 중심 재편
  • ▲ 제13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에서 '피지컬 AI의 진화'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김서연 기자
    ▲ 제13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에서 '피지컬 AI의 진화'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김서연 기자
    인공지능(AI)이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로 진화하면서 패권 경쟁의 축이 데이터 확보와 인프라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 13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는 26일 제주신화월드에서 '피지컬 AI의 진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자율주행 분야에서 피지컬 AI 산업의 변화트렌드를 짚었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 로봇, 자율운항 선박 등 실제 장비에 탑재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기존 AI처럼 사람이 규칙을 설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을 인식하고 최적의 행동을 선택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날 발표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인지·판단·제어를 분리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모델이 전 과정을 처리하는 ‘엔드투엔드(E2E) AI’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 과정에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도 알고리즘이 아닌 데이터 규모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지은 마음AI 팀장은 “AI는 인지, 생성, 에이전트 단계를 거쳐 이제 물리 환경에서 직접 작동하는 피지컬 AI 단계로 진입했다”며 “이제 AI는 결과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데이터다. 실제 도로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 이른바 ‘엣지 케이스’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사고 상황이나 예외 상황은 의도적으로 수집하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시뮬레이션 기반 데이터 확보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가상 환경에서 수천·수만 번의 반복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실제 환경에 적용하는 ‘Sim2Real’ 구조다.

    김 팀장은 “모델은 점점 오픈소스로 공개되며 가치가 낮아지고 있지만 특정 도메인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자산”이라며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생산·축적·학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데이터 팩토리’ 개념도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에 그치지 않고 설계→시뮬레이션→데이터 생성→학습→현장 적용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재현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드웨어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센서 지연, 액추에이터 성능 등 물리적 특성이 AI 학습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하드웨어 주권이 곧 데이터 주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나아가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넘어 농업, 물류, 국방 등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이에 각 산업별로 필요한 행동 데이터를 선점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분야 별로 특화된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