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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백화점 노원점 레피세리 전경 ⓒ김보라 기자
31일 오전 10시30분 롯데백화점 노원점 지하 1층 레피세리. 오픈 직후부터 계산대 앞에 줄이 이어졌다. 카트를 밀고 들어오는 고객과 장바구니를 든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장은 빠르게 붐볐다. 과일 매대와 즉석식 코너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렸고 일부 구간은 카트를 돌리기 쉽지 않을 정도였다.
레피세리는 롯데의 L과 식료품점을 뜻하는 프랑스어 에피세리(épicerie)를 결합한 이름으로 프리미엄 식자재를 전면에 내세운 식료품점이다. 2023년 인천점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이번 노원점은 이를 보완한 형태로 확대 적용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인천점 운영 데이터를 반영해 상품 구성과 동선을 개선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며 "장보기 수요가 높은 상권 특성을 반영해 프리미엄과 합리적 가격을 동시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점이 간편 소비 중심이었다면 노원점은 식재료 선택과 장보기 기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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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로서리존 ⓒ김보라 기자
◇ 서울 동북 상권 겨냥 … 상품·동선 전면 재편
노원점 레피세리는 약 550평 규모로 조성됐다. 노원은 4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역세권으로 대규모 주거지를 기반으로 한 서울 강북권 대표 생활 밀착형 상권이다. 배후 인구 약 50만명을 겨냥해 동북권 최대 규모 식료품관으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과일 코너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구매 빈도가 높은 제철 과일과 소포장 상품을 전면에 배치한 결과다. 반찬 코너는 출구 쪽에 위치해 자연스럽게 장보기 동선을 따라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과일 매대 앞에서는 고객들이 상품을 비교하며 고르는 모습이 이어졌다. 생산자 이름이 붙은 상품 옆에는 외형이 고르지 않은 보조개 과일이 함께 진열돼 있었다. 가격은 일반 상품보다 낮게 책정돼 있었고 실제로 여러 팩을 함께 담는 구매가 많았다.
백화점 관계자는 "맛은 좋지만 외형 때문에 유통이 어려웠던 상품"이라며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 선택 폭을 넓히려는 취지"라고 말했다.채소 코너는 뿌리를 살린 상태의 상품과 소용량 패키지를 함께 배치해 바로 사용하는 장보기에 초점을 맞췄다. 대량 구매보다 필요한 만큼 담아가는 소비를 반영한 구성이다.
축산 코너의 경우 상품 분류 방식을 달리했다. 한우는 용도 기준으로 돼지고기는 듀록과 제주 흑돼지 등 품종과 산지 중심으로 구분하는 방식을 처음 도입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이나 등급이 아니라 용도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매장 한편에는 숙성고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레피세리에서 힘을 준 곳은 그로서리 코너다. 노원점은 다른 점포 대비 장보기 고객 비중이 높은 상권이라는 점을 반영해 식재료 중심 상품 구색을 확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노원점은 식재료 구매 비중이 높은 상권으로 그로서리 상품 구색을 기존보다 30% 이상 확대했다"며 "완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식재료를 직접 고르고 조합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올리브오일이나 발사믹도 산도·원산지·성분 등을 기준으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건강 관련 상품을 모은 베러 푸드 코너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매장 한쪽에는 고단백, 저당·저칼로리 등 기준에 따라 상품을 나눈 코너가 눈에 띄었다. 소비자가 상품을 하나하나 비교하기보다 목적에 맞춰 빠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다.
이곳에는 불필요한 첨가물을 줄인 유기농 식품과 건강 지향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고단백 제품을 모은 UP, 저당·저칼로리 중심의 DOWN 등으로 구분해 진열했다. 바로 옆은 친환경·유기농 식품 전문 브랜드 올가와 협업한 약 20평 규모 매장도 함께 들어섰다. 유기농 식재료와 친환경 상품을 별도로 구성해 건강 중심 소비 수요까지 반영했다. -
- ▲ 베러 푸드존 ⓒ김보라 기자
◇ 선택부터 조리까지 … '즉석·체험형' 식품관
노원점 레피세리의 차별화된 포인트는 큐레이션이다. 상품을 단순히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택 과정 자체를 매장 경험으로 끌어들인 점이 특징이다. 고객이 상품을 하나하나 비교하기보다 매장에서 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한 수산 코너는 바로 먹는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매장 초입에는 회와 초밥 등 즉석식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해 고객이 빠르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참치 전문 유통사 사조와 협업한 코너에서는 참치, 연어, 장어 등 수요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매대에서 고른 생선을 직원에게 건네면 곧바로 구이로 조리해주는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선택부터 조리까지 매장에서 바로 이뤄지는 구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집에서 요리를 줄이고 바로 먹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간편하게 구매해 바로 식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피스타치오, 아몬드 등을 즉석에서 갈아주는 피넛 페이스트 코너도 운영된다. 고객이 원하는 견과류와 용량을 선택하면 매장에서 바로 갈아 제공하는 방식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첨가물 없이 100% 원물로 즉석 제조해 신선도를 높였다"며 "취향에 맞게 선택하는 경험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현장 생산 방식도 눈에 띄었다. 떡은 매장에서 하루 세 차례 직접 만들어 바로 판매하고 시루떡과 설기 등을 갓 만든 상태로 진열한다. 두부 역시 장단콩을 원료로 매장에서 직접 제조해 따뜻한 상태로 제공된다. 완제품이 아닌 현장 생산 방식으로 신선도를 강조한 것이다.
반찬 코너도 선택형 소비에 맞춰 구성됐다. 대치동 반찬 전문점 맛있는 찬과 협업한 한식 아카이브에서는 약 170여 종의 반찬을 운영한다. 나물과 전류 등을 원하는 만큼 담을 수 있는 셀프바가 마련돼 있어 고객이 직접 종류와 양을 선택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완성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선택해 구성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전관 리뉴얼을 통해 점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02년 미도파백화점 상계점을 인수해 재개장한 이후 2012년 확장 증축과 2021년 프리미엄 리빙관 신설 등을 거치며 지역 핵심 점포로 자리 잡았다. 최근 2층 K패션 전문관과 8층 스포츠 메가숍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리뉴얼을 단계적으로 마무리하고 올해 하반기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
- ▲ 피넛 페이스트존 ⓒ김보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