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액 60조원 캐나다에 100% 환류해야 … MRO·운용까지 현지화 요구조선·철강·인공지능·항공우주 협력 패키지까지 … 수주 후 경쟁국 부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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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 사업이 한화오션에 대형 수주 기회이자 동시에 한국 조선 역량 이전을 요구하는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계약액의 100%를 캐나다 내에 환류 해야하는 산업·기술 혜택(ITB)조항이 적용되면서 자칫하면 기술과 수익을 현지에 이전해 경쟁국의 산업 기반만 키워주는 ‘덫’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앞두고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사업이 본입찰 단계에 진입하면서 그간 ‘형식적 조건’으로 여겨졌던 ITB가 수주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사업 규모는 통상 최대 12척, 120억달러(약 18조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후속 군수지원까지 포함하면 약 6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기준 캐나다 조선산업 매출 30억캐나다달러(약 3조원) 가운데 군수·공공 부문은 87.5%를 차지한다. 사실상 공공 독점형 시장에 가깝다.캐나다 정부는 이번 잠수함 사업을 통해 자국 조선·방산 생태계까지 함께 키우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캐나다 공공서비스조달부는 적격 공급자 선정 발표문에서 ITB 정책의 표준 요건을 충족하는 것을 넘어 향후 국방산업전략 목표까지 진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ISED)의 공식 가이드에 따르면 방산 계약 수주 기업은 계약 가치와 같은 규모의 경제활동을 캐나다 내에서 수행해야 한다. 또 입찰 단계에서 경제효과 계획서인 VP를 제출해야 하며, 이 제안서는 기술·가격 요건과 함께 평가 대상이 된다. 수주액만큼 캐나다 안에서 투자·조달·고용·기술협력·연구개발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뜻이다.아울러 계약액 100% 재투자 의무와 이행 계획의 질적 수준이 낙찰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 ITB는 계약 이후 30년 이상 이행 여부를 검증받게 되어 있어 생산·정비·운용 전반의 기술과 공급망이 단계적으로 현지에 축적될 전망이다.실제 한화와 TKMS 모두 잠수함이 아니라 ‘패키지’를 앞세우고 있다. 한화는 캐나다에서 2040년까지 최소 2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조선·철강·인공지능·항공우주 협력을 제시했고, TKMS도 희토류·광업·AI·배터리까지 아우르는 투자 패키지를 검토 중이다.아울러 캐나다 공공서비스조달부는 첫 함 인도 이후에도 전 생애주기 동안 캐나다 내 산업 기반을 활용해 경제적 이익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캐나다 조선시장이 ISS(운용지원)·MRO(유지보수·개조)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30년 이상 안정적 수익이 붙는 구조라고 설명한다.결국 한화오션이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국내로 환수되는 실질 수익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지 파트너십 없이는 ITB 의무 이행이 어려워 외국계 기업은 캐나다산 가치(CCV) 확보를 위해 기술이전과 현지 조립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 장기적으로는 K-조선의 잠수함 건조·운용 노하우가 캐나다 조선 생태계 강화에 쓰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특히 잠수함은 국가 전략기술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한국형 잠수함(KSS-III)은 수십 년간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과 방위사업 예산을 통해 확보된 기술이다. 민간 기업 단독 성과라기보다 국가 안보 산업의 축적 결과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이 단순 수출을 넘어 국가 기술을 해외 산업 생태계에 이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