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잔액 42.9조 '역대 최고 수준' … 대환대출 6개월 새 13.5% 증가은행 대출 막히자 '돌려막기' 확산 … 고신용자까지 카드론 유입연체율 4.1% '20년 만에 최고' … 당국, 빚투·여신 전반 리스크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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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카드론으로 자금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증시 변동성을 노린 '빚투' 수요까지 겹치며 고금리 자금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빚을 빚으로 막는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카드업권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NH농협)의 2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9022억원으로 전월 대비 3172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2월(42조9088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카드론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대환대출도 다시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1조3214억원에서 올해 2월 1조5001억원으로 6개월 만에 약 13.5% 증가했다. 감소세를 보이던 흐름이 다시 반등한 것이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동일 카드사에서 신규 카드론으로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구조로 사실상 만기 연장에 가깝다. 낮은 이자를 위한 갈아타기와 달리 상환 능력이 떨어진 차주가 늘고 있다는 신호로, 금융권에서는 이를 '돌려막기' 단계 진입으로 해석한다.

    이 같은 흐름은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은행 신용대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급전 수요가 카드론으로 이동했고 상환 부담이 큰 차주들이 대환대출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증시 변동성도 영향을 미쳤다. 상승장에서는 '단타'를 노린 투자 수요가 늘었고 이후 하락 국면에서는 상환 부담이 커지며 대환 수요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부 고신용자의 투자 자금 수요까지 카드론이 흡수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4.1%로 지난해 말(3.2%) 대비 0.9%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05년 5월(5.0%)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은행권 대출은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729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6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감소했다가 2월 소폭 반등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이찬진 원장 주재로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소비자 위험 요인을 점검했다.

    특히 '빚투(빚내서 투자)' 확산과 고령층 신용융자 잔고 증가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주가 조정 시 반대매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 확대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신용대출·예금담보대출, 저축은행 스탁론, 카드론, 보험 약관대출 등 전 금융권 여신상품 전반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론의 경우 사용 사용이 간편하고 용도추적이 쉽지 않아 투자 자금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