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규제 직격탄 … 개인사업자 대출로 돌파구 모색금융위 "사업자 대출금리 낮춰라" … 업계 "구조상 쉽지 않아"저소득 개인사업자 연체율 상승 … 건전성 리스크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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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카드론 영업이 막히자 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새로운 돌파구로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상생을 이유로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고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 자체가 건전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도 동시에 떠안은 상황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2022년 4월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판매를 종료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삼성카드도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그룹 내 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거래 이력과 신용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 차주 평가에 유리하다는 점에서다.

    카드사들이 다시 개인사업자 대출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있다. 결제 수수료 인하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카드론은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해왔지만,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영업 여건이 크게 위축됐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전략을 전환하는 모습이다.

    실제 ‘6·27 대책’ 이후 카드론 잔액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말 기준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국민·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1조8천375억원으로 전월 대비 6천109억원 줄었다. 카드론 잔액은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로 분류되지 않아 3단계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업계는 사업자대출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다.

    개인사업자를 겨냥한 전용 카드 상품도 잇따르고 있다. 신한카드는 네이버 기반 개인사업자를 위한 '네이버페이 비즈 신한카드'를 출시했고,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KB 마이비즈 사장님든든 기업카드',  '캐시노트 비즈니스 현대카드'를 출시했다. 하나카드는 '하나 더 소호 카드'를, 롯데카드는 개인사업자 플랫폼 '샐리'를 운영 중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시선은 부담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카드사들의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를 직접 언급하며 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여신금융포럼 축사에서 “카드사는 사업자 대출금리 인하 등 상생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지급·결제 인프라를 통해 가맹점 매출 추이와 카드 사용 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면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개인사업자 부실이 카드사의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둔화 속에서 저소득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사 등 2금융권 저소득(하위 30%) 개인사업자의 올해 2분기 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5.4% 늘어난 4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1.92%에서 2.07%로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차주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 가처분소득 등을 종합해 산정된다"며 "카드사가 임의로 특정 구간의 금리만 낮추는 방식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