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심사 시 엄격한 질적 기준 도입자회사 IPO 시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 공시 의무화투자자 보호 노력 미흡 시 상장 불허‘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조준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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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우리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 온 ‘중복상장’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앞으로는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할 때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 여부를 엄격히 심사해,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6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중복상장 제도 개선 공개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3월 발표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 ‘원칙 금지, 예외 허용’ … 심사 문턱 대폭 상향

    그동안 관행적으로 허용되던 중복상장은 앞으로 ‘원칙 금지, 예외 허용’ 기조로 엄격히 운영된다. 정부는 상장세칙 내에 ‘중복상장 심사 특례’를 신설하여 자회사의 영업 및 경영 독립성, 투자자 보호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할 방침이다.

    특히 영업 독립성 측면에서 자회사가 모회사의 주력 매출처나 원천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지 여부를 따진다. 경영 측면에서도 모·자회사 간 인력 교류가 과도하지 않은지, 이사회가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러한 기준 중 하나라도 미충족할 경우 상장 승인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 부여

    제도적 장치도 강화된다. 자회사가 상장을 추진할 경우, 모회사 이사회는 이번에 새로 도입된 ‘주주 충실의무’를 상장 제도에도 적용받게 된다.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주가 희석, 디스카운트 효과 등)을 직접 평가하고, 이에 상응하는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논의 내용을 공시하고 주주와 적극적으로 소통(설문조사, 간담회 등)해야 할 의무가 부여된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공정 문화 조성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중복상장은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유지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이용된 반면, 일반주주는 성과에서 소외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장의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비대칭적 상장은 엄격히 구분하여 심사할 것”이라며 “이번 개선안은 주주를 자금 조달처가 아닌 진정한 동반자로 예우하는 공정한 자본시장 문화 조성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거래소는 이번 세미나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4월 중 규정 개정안 예고를 실시하고, 상반기 중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여 7월부터 새로운 심사 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