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나진전자월드상가 14동 매입 연지동 사옥·렌터카 부지 매각, 자산효율화 속도용산전자상가 개발에 자산 가치 큰 폭으로 올라
  • ▲ 현대엘리베이터 아산 공장 ⓒ현대엘리베이터
    ▲ 현대엘리베이터 아산 공장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용산전자상가 나진전자월드(14동)가 서울시의 용적률 910%, 최고 20층 개발계획 확정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핵심 부동산으로 떠올랐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연지동 사옥과 렌터카 부지 등 부동산 자산을 과감히 유동화하면서도 용산 상가만큼은 끝까지 보유한 전략이, 용산전자상가 일대 개발 청사진과 맞물리며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21년 서울 용산구 한강로 일대 나진전자월드 상가(14동)를 약 1004억원에 매입했다. 노후 상가임에도 용산역·삼각지역 인접 입지와 향후 용산 정비계획과 연계된 토지 가치를 감안해 중장기 개발 옵션이 있는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했다. 

    다만 자산 효율화 기조 속에서 나진전자월드는 한동안 매각 후보군에 오르내리며 처분 여부를 저울질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고민 속에서 실제 자산 재편은 다른 부동산부터 시작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 충남 천안에 위치한 중고차 매매시설 '천안 오토아레나' 토지와 건물 일체를 SK렌터카에 1040억원에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동시에 자산 효율화를 추진했다.

    올해 들어서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본사 사옥은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으로 정리했다. 건물을 외부에 매각한 뒤 장기 임차하는 구조로 유동성을 한꺼번에 확보하면서 재무구조와 자본 효율성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포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주요 자산을 유동화하는 과정에서 용산 나진전자월드를 후순위로 남겨뒀다. 단기 현금화보다는 용산 정비와 맞물린 향후 개발·매각 여지가 더 크다고 본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선택의 배경에는 서울시 도시계획 변화가 깔려 있다. 서울시가 용산 일대를 단계적으로 재정비하기 시작하면서, 나진전자월드가 단순 수익형 부동산이 아니라 '코어 자산'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미래 신산업 혁신거점으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을 갖고, 지구단위계획과 특별계획구역별 세부개발계획을 순차적으로 확정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는 관련 구역에 대해 내년 상반기 건축 인허가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개발 시계도 빨라졌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나진상가 14동이 포함된 특별계획구역6에는 신산업용 업무시설을 허용하는 계획이 이미 결정됐다. 
    용산전자상가 내 11개 사업구역 중 6개 구역의 세부개발계획이 확정됐으며, 이들 구역에는 업무시설 7개 동과 오피스텔 1개 동 등 연면적 약 44만㎡ 규모 개발이 추진된다. 일부 구역에는 용적률 최대 1000%, 최고 28층 규모의 업무·문화 복합시설이 계획돼 있어 일대가 대규모 신산업 업무벨트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나진전자월드(14동)는 이 개발 축의 한가운데 놓인 블록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입장에서는 2021년에 매입한 이 자산이 고밀 개발 구도 속에 편입되면서 임대수익을 넘어 개발·지분 매각 등 다양한 선택지가 열리게 됐다. 

    IB 업계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전자상가 일대 정비가 본격화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나진전자월드의 몸값도 함께 뛰어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용산 개발 속도에 따라 나진전자월드의 가치와 수익 창출 여력은 함께 레벨업될 것"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는 세일앤리스백과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용산 자산을 핵심 축으로 한 중장기 밸류업 시나리오를 짤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