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 심사에서 행태적 시정조치 이행기간 연장은 처음
  •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간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부과한 시정조치 이행기간을 3년 연장했다. 기업결합심사에서 행태적 시정조치 이행기간을 연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건조시장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의 함정 부품시장 관련 시정조치를 3년 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3년 뒤 시장 경쟁환경과 관련 법·제도 변화를 다시 검토해 최대 2년까지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2023년 5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수상함·잠수함 등 함정 입찰 과정에서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조건부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당시 공정위는 한화 측에 함정 부품 견적 가격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 경쟁 함정 건조업체가 방위사업청을 통해 요청한 함정 부품 기술정보 제공을 부당하게 거절하는 행위, 경쟁사업자로부터 취득한 영업비밀을 한화 계열사에 제공하는 행위를 3년간 금지했다.

    공정위는 최근 3년간 시장 상황을 점검한 결과 한화오션이 수상함과 잠수함 시장에서 여전히 유력한 1위 사업자이고, 10개 함정 부품 중 8개 시장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또는 한화시스템이 독점사업자이거나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경쟁 함정 건조업체가 한화 측이 아닌 다른 부품업체를 통해 해당 부품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차별적인 견적 가격이나 기술정보 제공 거절에 따른 구매선 봉쇄 효과 등 경쟁제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함정피아식별장비와 함정 통합기관제어시스템 등 2개 부품시장은 신규 사업자 진입과 시장점유율 변동 등을 고려해 경쟁제한 우려가 해소된 것으로 보고 시정조치 이행을 종결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함정 입찰 관련 법·제도 변화도 함께 검토했지만, 기존 입찰 제안서 평가 기준이 유지되고 있고 원심결 당시 부과한 시정조치를 대체할 만한 뚜렷한 사전 감시체계가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원심결 당시 예정된 재검토 절차에 따른 것으로, 지난 3년간 한화 측의 시정조치 불이행 등 위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 해소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는 시장의 경우 기업결합 당시 시점뿐만 아니라 연장 기한이 도래한 시점에서도 해당 시장의 경쟁상황 및 규제 환경의 변동 여부를 면밀히 추적·관찰해 시정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