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정동'으로 세계 4대 영화제서 수상 … 어머니 캐스팅해 서사 진정성 더해 눈길조선족 부정적 이미지 단순 소비하는 영화계 문법 탈피 … 청년 창작자 문제의식에 주목
  • ▲ 제4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받은 안혜림 감독(맨 오른쪽)과 안 감독의 어머니 박여광씨. 박씨는 극 중 주인공 박림의 어머니 역할로 직접 출연했다.ⓒ중앙대
    ▲ 제4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받은 안혜림 감독(맨 오른쪽)과 안 감독의 어머니 박여광씨. 박씨는 극 중 주인공 박림의 어머니 역할로 직접 출연했다.ⓒ중앙대
    중앙대학교는 첨단영상대학원 영화영상제작 전공 안혜림 감독이 단편영화 ‘정동’으로 지난달 16~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4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모스크바국제영화제는 1935년 창설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축제로, 칸·베니스·베를린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힌다. 우리에겐 1989년 고(故) 강수연 배우가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최우수여우상을 받으며 잘 알려졌다.

    수상작 정동은 조선족 이주민의 정체성과 경계 문제를 섬세하게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한국에서 일하는 어머니 곁으로 오게 된 조선족 여성 청년 박림의 이야기를 그렸다. 박림은 한국 사회 안에서 정체성의 혼란과 편견에 부딪히고, 중국 취업 제안을 받게 되면서 어머니와 대립한다. 영화는 조선족을 향한 사회적 편견과 이에 대응하는 세대 간 인식 차이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특히 안 감독의 어머니 박여광 씨가 극 중 어머니 역할로 출연해 서사의 진정성을 더했다.
  • ▲ 단편영화 '정동'의 한 장면.ⓒ모스크바영화제 홈페이지
    ▲ 단편영화 '정동'의 한 장면.ⓒ모스크바영화제 홈페이지
    영화제 측 소개에 따르면 안 감독은 중국 다롄 출신의 이주민으로, 본인이 겪은 정체성의 혼란을 정동에 투영한 셈이다. 실제 어머니를 캐스팅해 조선족 가족의 현실을 가감 없이 그려냄으로써 기존 상업 영화가 일률적으로 소비해 오던 ‘조선족의 문법’에서 탈피했다. 주인공 이름 ‘박림’도 안 감독 어머니의 성과 안 감독의 이름을 조합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안 감독은 단편영화 ‘더 월’(2019)과 ‘비 더 라이트’(2021) 등을 연출했다. 이들 작품은 코닥 어패럴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다. 장편영화 ‘그린 나이트’에서 캐스팅 디렉터와 라인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어보브 더 더스트’, ‘더 선 라이즈 온 올’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안 감독은 “조선족에 대한 인식이 (범죄물)영화 등 매체를 통해 부정적으로 고정된 측면이 있다”며 “다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편견 없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고 전했다.

    이창재 첨단영상대학원장은 “이번 수상은 한국 청년 창작자의 동시대적 문제의식과 작품성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영상대학원의 창작 교육 역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뜻깊은 성과이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창작 지원과 국제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동은 제16회 베이징국제영화제와 제14회 디아스포라영화제의 단편 부문에도 선정되며 주목받고 있다.

  • ▲ 중앙대학교 전경. 우측 상단은 박세현 총장.ⓒ중앙대
    ▲ 중앙대학교 전경. 우측 상단은 박세현 총장.ⓒ중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