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속 '치매머니' 급증…최소 가입 기준 낮추며 중산층 흡수4대 은행 유언대용신탁 잔액, 2024년 3조서 올해 5조 '훌쩍'요양시설 결합부터 예금 프로세스까지…은행권 점유율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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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령사회에 진입으로 치매인구가 확대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유언대용신탁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연합뉴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이른바 '치매머니' 규모가 170조원을 넘어서면서, 시중은행들의 유언대용신탁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치매 등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되기 전 자산 처분 방식을 미리 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주요 은행들의 관련 수탁 잔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14일 금융권 및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1051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했다. 고령화 가속화로 치매 환자 수 역시 지난해 97만명에서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현재 170조원을 넘어선 치매머니 규모가 오는 2050년 예상 국내총생산(GDP)의 15.6%에 달하는 약 48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금융사에 자산을 맡겨 노후 자금을 관리하고, 사후의 상속 방식까지 미리 설계하는 종합 서비스다. 사망 이후 효력이 생기는 일반 유언장과 달리 계약 체결 즉시 효력이 발생하고, 종이 유언장과 다르게 분실이나 훼손 위험이 없어 자녀 간 상속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지능력이 남아있을 때 자금의 용처를 미리 지정해 두는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 억대 단위였던 최소 가입 기준도 대폭 낮아져 중산층 고객까지 빠르게 유입되는 추세다.실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5조1836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3조원 수준이던 잔액은 매년 약 1조원씩 가파르게 확대되며 지난달 5조원 선을 넘어섰다.시장을 주도하는 은행은 시니어 상품에 역량을 집중해 온 하나은행이다. 올해 2월 말 기준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금융권 최초로 '치매안심 금융센터'를 신설했으며,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 4개 지점에서 치매안심 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서울특별시광역치매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단계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매섭다. KB금융은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위례·서초·은평·광교 등에서 요양시설과 주·야간 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에서는 지난해 '간편형 유언대용신탁'과 'KB골든라이프 치매안심신탁'을 출시해 2년 새 잔액을 4배가량 늘렸다.신한은행은 시니어 전용 자산관리 브랜드 '신한 SOL메이트'를 내세워 '유언대용신탁·치매안심신탁' 상품을 출시하고, 정기예금을 활용해 상속을 준비하는 고객을 위한 빠른 신규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우리은행 역시 '우리내리사랑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치매 발병 시 신탁관리인의 신청에 따라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특약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치매 인구와 치매머니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신탁 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은행권뿐만 아니라 증권사에서도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어, 전 금융권으로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