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통곡물·저포화 단백질 중심 ‘211 식사법’ 제안기자가 직접 미나리롤·퀴노아볼 조리 … “건강식 맛없다 편견 깨져”“제품 홍보 아닌 식습관 교육 … 해외 요리학교 등재 목표”
  • ▲ 윤명랑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총괄본부장이 21일 풀무원이 제안하는 지속가능식생활에 대해 설명 중이다.ⓒ최신혜 기자
    ▲ 윤명랑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총괄본부장이 21일 풀무원이 제안하는 지속가능식생활에 대해 설명 중이다.ⓒ최신혜 기자
    지난 21일 오전 9시30분 찾은 서울 수서동 풀무원 본사 3층 ‘테이스티풀무원’ 교육장. 밝은 조명 아래 책상마다 앞치마와 레시피 카드, 필기 도구가 놓였다. 이날은 풀무원이 지난 4월22일 ‘지구의 날’ 개교한 지속가능식생활 조리학교를 언론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다.

    테이스티풀무원은 채소·통곡물·저포화 단백질·유연한 채식법 등 풀무원이 제안하는 지속가능식생활을 직접 요리하고 맛보며 생활 습관으로 연결하도록 설계한 체험형 교육 플랫폼이다.

    단순 쿠킹클래스와는 결이 달랐다. 제품 사용법이나 레시피 소개보다 ‘어떻게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현장에는 윤명랑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총괄본부장이 직접 나섰다. 

    윤 본부장은 “25년간 식품 마케팅을 해왔지만 이렇게 큰 식생활 변화가 체감되는 건 처음”이라며 최근 소비 흐름을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아침·점심·저녁 한 끼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한 끼보다 한 입, 메뉴보다 먹는 순간이 중요해졌다”며 “많이 먹고 배부른 시대가 아니라 조금 먹더라도 제대로 먹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풀무원이 주목한 키워드는 식사의 스낵화, 액티브 시니어, GLP-1이었다. 

    윤 본부장은 “예전 시니어는 부드럽고 소화 잘되는 음식을 찾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골프와 여행, 프리미엄 헬스클럽을 즐기는 웰니스 선도층”이라며 “고단백·고식이섬유 식품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쿠킹클래스는 보통 제품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우리는 제품 판매 목적이 아니다”라며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식품회사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 김민지 강사는 식사가 개인 건강뿐 아니라 지구 환경과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며 풀무원의 ‘211 식사법’을 소개했다. ⓒ최신혜 기자
    ▲ 김민지 강사는 식사가 개인 건강뿐 아니라 지구 환경과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며 풀무원의 ‘211 식사법’을 소개했다. ⓒ최신혜 기자
    강의는 “우리는 하루 세 번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한다”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김민지 강사는 식사가 개인 건강뿐 아니라 지구 환경과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며 풀무원의 ‘211 식사법’을 소개했다. 식판 절반은 채소, 나머지 절반은 단백질과 통곡물로 채우는 방식이다.

    김 강사는 “채소는 하루 500g 이상, 5가지 이상 색깔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 통곡물 순으로 먹는 ‘거꾸로 211 식사법’을 실천하면 혈당 조절과 식사량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성 단백질은 포화지방을 함께 섭취하게 되므로 부위를 잘 선택해야 한다”며 “닭고기는 가슴살·안심 위주로, 돼지고기는 앞다리살·안심 등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부위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 ▲ 실습은 글로벌 호텔 셰프 출신인 대니얼 최 풀무원 조리학교 셰프가 맡았다. ⓒ최신혜 기자
    ▲ 실습은 글로벌 호텔 셰프 출신인 대니얼 최 풀무원 조리학교 셰프가 맡았다. ⓒ최신혜 기자
    약 30분간 이론 교육이 끝나자 기자단은 조리 실습 공간으로 이동했다. 


    이날 실습은 글로벌 호텔 셰프 출신인 대니얼 최 풀무원 조리학교 셰프가 맡았다. 최 셰프는 세계요리사협회 국제 심사위원과 대한민국 국가대표 조리팀장 등을 지낸 인물로, W서울 워커힐 호텔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첫 메뉴는 ‘두유면 미나리롤’. ‘봄 미나리의 향긋함과 메밀두유면의 담백함을 담은 채소롤’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조리는 셰프 시연 후 각자 자리에서 따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미밥에는 채수를 넣어 밥을 짓고, 메밀두유면은 레몬마요소스로 버무렸다. 미나리는 참기름과 소금으로 가볍게 무쳤고, 당근은 얇게 채 썬 뒤 절여 수분을 제거했다. 이후 김 위에 현미밥을 얇게 펴고 로메인, 두유면, 당근라페, 미나리무침을 올려 돌돌 말아냈다.
  • ▲ 테이스티풀무원 조리 실습 공간ⓒ최신혜 기자
    ▲ 테이스티풀무원 조리 실습 공간ⓒ최신혜 기자
    과정 설명은 비교적 쉽게 구성돼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었다. 다만 당근을 일정하게 채 써는 작업과 롤을 단단히 말아내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셰프들은 조리대 사이를 오가며 칼 각도와 손 힘 조절 등을 직접 설명해줬다.

    완성된 두유면 미나리롤은 예상보다 맛의 균형감이 좋았다. 아삭한 당근 식감과 미나리 특유의 향긋함, 두유면의 담백함이 레몬마요소스와 어우러지며 산뜻한 맛을 냈다. 채소 비중이 높았지만 포만감도 충분했다.

  • ▲ 왼쪽부터 기자가 완성한 두유면 미나리롤,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 ⓒ최신혜 기자
    ▲ 왼쪽부터 기자가 완성한 두유면 미나리롤,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 ⓒ최신혜 기자
    두 번째 메뉴는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이었다. ‘향긋한 봄냉이와 곡물의 어머니 퀴노아, 다진 닭고기 샐러드’라는 콘셉트다. 

    삶은 퀴노아에 사과·방울토마토·적양파·옥수수·크랜베리를 섞고, 팬에서 볶아낸 다진 닭가슴살과 냉이를 더해 완성했다.

    닭고기와 채소를 잘게 다져 버무리는 과정 위주라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풍미는 인상적이었다. 사과의 단맛과 냉이 향, 올리브오일 풍미가 먼저 올라왔고, 퀴노아 특유의 톡톡 씹히는 식감이 더해졌다.

    시식 이후 현장에서는 “건강식은 맛이 심심할 것이라는 편견이 깨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직접 요리와 시식을 경험하며 건강식단 역시 충분히 맛있는 한 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체감했다는 평가다.
  • ▲ 테이스티풀무원 조리 실습 공간ⓒ최신혜 기자
    ▲ 테이스티풀무원 조리 실습 공간ⓒ최신혜 기자
    풀무원은 테이스티풀무원을 단발성 체험이 아닌 지속 실천형 플랫폼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종남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총괄본부장은 “교수진 자문과 R&D센터 검증, 내부 경진대회 등을 거쳐 약 220개 메뉴 풀을 확보했다”며 “교육 이후에도 기수제로 운영하며 레시피 공유와 실천 인증 등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전문가와 외국인 대상 교육까지 확대하고, 해외 CIA 같은 요리학교 커리큘럼에 지속가능식생활 프로그램을 등재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를 넘어 지속가능식생활 저변을 넓혀가는 플랫폼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