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술집 무인 결제기 8만개 … 전년보다 17.6% 증가키오스크·테이블오더·서빙로봇, 동네 음식점까지 확산인건비 부담 커지자 "사람보다 기계" 점주 셈법 변화
-
- ▲ 한 음식점에 설치된 키오스크.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외식업계 무인화 전환도 빨라지고 있다. ⓒ뉴시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유통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점주들은 인건비 부담에 아르바이트 채용을 줄이고 있고, 기업들은 키오스크 등 무인화를 확대하는 한편 원가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뉴데일리는 최저임금을 둘러싼 현장의 셈법과 무인화 확산, 환율·원부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친 비용 부담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예전엔 점심·저녁 피크타임에 아르바이트생을 따로 썼는데 지금은 한 명 쓰는 것도 부담입니다. 최저임금에 주휴수당, 4대 보험료까지 더하면 차라리 키오스크를 들이는 게 낫죠."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의 말이다. A씨는 최근 키오스크와 테이블오더 설치 비용을 알아보고 있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 주문과 결제 업무만 줄여도 홀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A씨는 "물가도 계속 오르는데 사람을 계속 쓰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주변 점주들도 알바를 더 뽑기보다 기계 도입을 먼저 알아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되면서 유통업계의 무인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키오스크와 테이블오더, 서빙로봇은 대형 프랜차이즈를 넘어 동네 음식점과 카페까지 파고들었다.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지면 주문, 결제, 서빙 업무를 기계에 맡기는 점포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29일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서비스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무인 결제기를 쓰는 식당·술집은 8만개로 집계됐다. 2023년 6만8000개보다 17.6% 늘었다. 전체 식당·술집 78만9000개 가운데 무인 결제기를 도입한 곳은 10.1%였다. 식당·술집 10곳 중 1곳은 키오스크로 불리는 무인 결제기를 쓰고 있다는 뜻이다.도입률은 빠르게 올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0년 도입률은 2.1%에 그쳤다. 2023년 8.6%까지 오른 뒤 지난해 처음 두 자릿수에 올라섰다.이렇다보니 음식점 주문 방식도 바뀌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역산업과 고용 이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면 주문 비중은 2018년 89%에서 2023년 56.5%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키오스크 주문 비중은 2.3%에서 24.2%로 뛰었다. 태블릿 주문도 2018년에는 없었지만 2023년 4.4%까지 늘었다.
인건비 절감은 키오스크 도입의 가장 큰 이유였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서울 소재 음식점·주점 2000곳을 조사한 결과 키오스크를 들인 업체의 55%가 도입 이유로 인건비 절감을 꼽았다.
인력 대체 효과도 조사됐다. 키오스크 제조업체들은 키오스크 1대가 업무상 1명, 비용 측면에서는 1.5~2명의 인력을 대체한다고 봤다. 야간수당과 주휴수당 등을 감안하면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기계가 비용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조사에서도 키오스크를 도입한 음식점은 근로자 고용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키오스크를 도입하지 않은 음식점은 2023년 판매·서빙 고용량이 2018~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키오스크 도입 음식점은 도입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
-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유통업계의 무인화 전환도 빨라지고 있다. ⓒ뉴데일리ⓒ뉴데일리DB
이와 함께 무인매장도 늘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분석 등에 따르면 전국 무인매장 수는 1만2000개를 넘어섰고 잠재 시장 규모는 10만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삼성카드 분석 기준으로도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무인점포 가맹점 수는 4배 늘었다.창업 문턱이 낮은 점도 확산 요인이다. 일반 소상공인 창업 비용은 평균 8900만원 수준인 반면 무인매장은 3000만원대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이 커진 가운데 아이스크림 할인점, 무인사진관, 무인카페 등 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최저임금 부담은 이미 사업주들이 체감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적용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에 따르면 사업주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48.8%였다. 신규채용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4.9%,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올랐다는 응답은 26.9%였다.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수록 무인화 설비를 비용 방어 수단으로 보는 점주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만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주휴수당과 4대 보험료까지 붙으면 점주가 체감하는 인건비는 더 커진다.
노동경제학회장을 지낸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확산으로 키오스크와 서빙로봇 등 무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 기업들이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청년층과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고용시장 여건과 생산성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