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330만명 이용… 2024년에 이어 세계 1위합병 독점 논란에 슬롯 LCC에 넘겼으나 공급은 감소6월 김포~제주 하루 11편 감소… 증편 유도책 마련
  • ▲ 김포~제주 노선이 2년 연속 세계에서 승객이 가장 많이 오간 하늘길에 올랐다. 자료사진 ⓒ뉴데일리
    ▲ 김포~제주 노선이 2년 연속 세계에서 승객이 가장 많이 오간 하늘길에 올랐다. 자료사진 ⓒ뉴데일리
    김포~제주 노선이 2년 연속 세계에서 승객이 가장 많이 오간 하늘길에 올랐다. 지난해 1330만명이 이용해 2024년에 이어 세계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세계 최다 여객 노선이라는 기록이 무색하게 올해 들어 운항편은 줄고 좌석난은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독점을 막겠다며 슬롯을 저비용항공사(LCC)에 나눠줬지만, 대형기가 빠지고 일부 항공사는 배정받은 슬롯마저 충분히 활용하지 않았다.

    20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세계 항공운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과 김포공항을 오간 승객은 1330만명으로 전 세계 공항 간 노선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24년 이용객 1320만명보다 10만명 늘어나며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김포~제주 노선의 이용객은 북미와 유럽의 대표 노선을 압도했다. 지난해 북미 국내선 1위인 뉴욕 JFK~로스앤젤레스 노선은 220만명, 유럽 1위인 바르셀로나~팔마데마요르카 노선은 210만명이 이용했다. 김포~제주 이용객이 이들 노선의 6배를 웃돈다. 세계에서 승객이 가장 많은 10대 공항 간 노선은 모두 국내선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리야드를 제외한 9개 노선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몰렸다.

    그러나 올 들어 김포~제주 노선의 운항편은 줄고 있다. 지난 6월 제주발 김포행 항공편은 3022편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3편 감소했다. 하루 평균 11편가량 줄어든 셈이다. 김포행뿐 아니라 제주공항 국내선 전체의 공급도 위축됐다. 같은 달 제주공항 국내선 공급 좌석은 225만1181석으로 전년 동월보다 22만5415석, 9.1% 감소했다. 

    먼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슬롯 재배분이 좌석 부족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 29일부터 김포~제주 노선 슬롯 13개를 4개 LCC에 재배분했다. 이스타항공이 6개, 제주항공이 4개, 파라타항공이 2개, 티웨이항공이 1개를 각각 배정받았다.

    문제는 슬롯 수가 같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좌석까지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투입하던 대형 항공기 자리를 상대적으로 좌석이 적은 LCC 기종이 대신하면 같은 횟수를 운항해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승객은 줄어든다.

    슬롯 재배분을 앞두고 항공업계에서는 해당 슬롯의 하루 공급 좌석이 종전 약 2800석에서 2300~2500석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체 항공사들이 배정된 슬롯을 모두 사용하더라도 투입 기종이 작아지면서 하루 300~500석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독점을 막기 위해 운항 기회를 나눠줬지만 실제 좌석 공급은 감소할 수 있는 구조였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항공사는 배정받은 슬롯도 충분히 활용하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 항공 통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4~5월 제주발 김포행 노선을 전년 동기보다 366편 늘릴 수 있었지만 실제 증편은 180편에 그쳤다. 티웨이항공은 같은 기간 61편을 추가로 운항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전년보다 60편을 줄였다. 항공기 한 편당 약 180석으로 계산하면 티웨이항공의 미활용분만 2만1000여 석에 달한다. 제주항공은 배정받은 슬롯 4개를 모두 사용했다.

    항공사들이 국토부에 제출한 운항 계획을 지키지 않은 것도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 계획은 1만2424편이었지만 실제 운항편은 1만2026편에 그쳤다. 결항을 포함해 계획보다 398편이 덜 운항했고, 이로 인해 약 8만8800석의 공급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국회를 중심으로 지난달 말 관계 부처와 김포~제주 노선 증편을 유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제주공항 국내선에 슬롯을 우선 배정하고 지난해보다 노선을 늘리는 항공사의 착륙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항공사의 사업 계획 이행 여부를 평가해 미흡한 회사에는 향후 국제선 운수권 배분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기업결합 시정조치를 슬롯 개수만으로 관리하는 방식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체 항공사에 슬롯을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입 기종과 실제 운항 횟수, 공급 좌석이 유지되는지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김포~제주는 세계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노선이지만 항공사가 계획한 운항편을 줄이면 곧바로 좌석난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슬롯 재배분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좌석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