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제품 확대-비용 효율화 … 수익성 회복 본격화유노비아 흡수합병 … R&D 조직-파이프라인 일원화GLP-1 비만약 기술수출, 파도프라잔 사업화 본격 추진신약 성과가 성장동력 좌우 … 이재준 체제 첫 시험대
  • ▲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이사 회장(좌)과 이재준 대표이사 사장. ⓒ일동제약
    ▲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이사 회장(좌)과 이재준 대표이사 사장. ⓒ일동제약
    일동제약이 하반기 수익성 회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약 사업화에 박차를 가한다.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비용 효율화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공동대표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준 대표가 이를 신약 사업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1437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1384억원에 비해 3.7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억원에서 18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38억원에서 8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제품 구조조정과 원가율 개선 효과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실적 회복세는 1분기부터 나타났다. 일동제약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19억원(+4.42%), 영업이익 92억원(+119%), 순이익 73억원(+1376%, 이상 전년동기대비)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3.08%에서 올해 6.49%로 높아졌다.

    연간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올해 일동제약의 매출을 5793억원, 영업이익 389억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매출(5669억원)은 2.18%, 영업이익(194억원)은 99.7%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236억원에서 424억원으로 7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회복에 무게가 실리는 구조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의 배경에는 고수익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부터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계열사로 이전하고 바이엘의 '비판텐' 공동판매 계약을 종료했다. 외형은 축소됐지만, 수익성이 낮은 품목을 정리하고 '아로나민' 등 자체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

    실제 1분기 원가율은 지난해 68.2%에서 올해 60.1%로 8.06%p 낮아졌다. 인력 효율화와 광고선전비 축소 등 비용통제 효과도 이어졌다.

    구정원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마진율이 더 우수한 자사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회복되고 인건비 절감 기조도 유지되면서 영업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적 개선 기대는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일동제약의 주가는 5월20일 2만500원에서 이달 20일 1만3490원으로 34.1% 하락했다. 20일에도 전거래일보다 5.20% 떨어지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 악화와 글로벌 임상 2상 진입 전 모멘텀 공백 등을 주가 약세 배경으로 꼽고 있다.
  • ▲ 서울 서초구 소재 일동제약그룹 본사. ⓒ일동제약
    ▲ 서울 서초구 소재 일동제약그룹 본사. ⓒ일동제약
    올해 1월5일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재준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생체의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 대표는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자회사 유노비아와 아이리드비엠에스를 이끌었다. 윤웅섭 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유노비아 흡수합병을 마쳤다. 유노비아는 외부 투자 유치와 신약개발 효율화를 위해 2023년 11월 신약 연구개발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설립 2년 7개월 만의 합병으로 연구인력과 신약 파이프라인, 관련 자산이 다시 일동제약으로 통합된 것이다.

    유노비아를 이끌었던 이 대표에게는 합병 이후 연구개발 경험을 실제 사업화 성과로 연결하는 일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분산됐던 연구인력과 자산을 본사로 통합해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기술수출 협상과 임상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일동제약 측은 합병 당시 "분산된 연구개발 역량을 본사 중심으로 통합해 신약개발의 연속성과 사업화 추진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핵심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및 상업화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신약 사업화다. 일동제약의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은 임상 1상 '28일 반복투여시험'에서 200㎎ 투여군의 평균 체중이 9.9% 감소했다. 위약군 감소율은 3.1%였으며 개별 환자의 최대 감소율은 13.8%였다.

    일동제약은 임상 2상 진입과 함께 글로벌 기술수출 및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박재홍 일동제약 R&D 총괄 사장은 "2상을 빨리 진행해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을쯤이면 파트너링에 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파도프라잔'은 대원제약과 함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2상에서는 모든 투여군이 표준치료제인 PPI 대비 비열등성을 확보했다. 일동제약은 국내외 주요 국가에서 2046년까지 물질특허 권리도 확보했다.

    일동제약 분기보고서를 보면 국내 P-CAB 시장이 2025년 37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다만 '케이캡'과 '펙수클루', '자큐보' 등 선발 제품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파도프라잔은 임상 완료와 적응증 확대, 영업망 구축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파도프라잔의 해외 권리를 토대로 글로벌 기술수출을 추진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자체 상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일동제약 측은 "결국 시점 싸움인 만큼 내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전후로 국내 및 글로벌 협력 구도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결국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을 통한 수익성 회복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재준 대표 체제의 성패는 확보한 재무적 여력을 신약 기술수출과 상업화 성과로 연결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과 연구개발 조직 통합은 준비 과정에 가깝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신약 사업화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 결국 경구용 비만치료제와 파도프라잔이 이재준 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