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600억원 EB도 무이자에 2031년 만기 조건"현재 주주배정 유증 검토 안 해… 실패 분석 먼저"그룹 재무구조 탄탄… 1분기 영업익 158%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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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TG-C가 미국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이번 실패가 코오롱그룹의 자금난으로 번지진 않을 전망이다. ⓒ코오롱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TG-C가 미국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이번 실패가 코오롱그룹의 자금난으로 번지진 않을 전망이다. 지주사 ㈜코오롱이 올해 초 600억원을 추가 투입했고 이를 위해 발행한 교환사채(EB)도 무이자·장기 만기 구조이기 때문이다. 임상 결과가 발표날 급락했던 ㈜코오롱 주가도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시장의 관심은 현재의 유동성보다 사업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에 쏠리고 있다. 허가와 상업화 일정 지연으로 새로운 임상이 필요해지면 연구개발비와 운영비가 다시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이 추가 유상증자에 나설 지, 이웅열 명예회장과 최대주주 코오롱이 또 자금을 넣을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23일 코오롱 등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진행한 첫 번째 임상 3상에서 통증과 관절 기능을 평가하는 공동 1차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주요 2차 지표에서도 위약군보다 나은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었지만, 당초 세웠던 2027년 미국 품목허가 신청과 2028년 상업화 계획은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문제는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이다. 코오롱티슈진의 연구개발비는 2023년 623억원에서 2024년 986억원, 지난해 123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24배를 넘었다. 추가 임상을 진행하면 환자 모집과 시험기관 운영, 임상 대행 비용뿐 아니라 미국 법인 인건비와 생산시설 유지비도 더 필요해진다.코오롱은 지난 3월 코오롱티슈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600억원을 투입했다. 이 돈은 당초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와 상업화 준비에 올해와 내년 각각 300억원씩 사용할 예정이었다. 추가 임상이 필요해지면 상업화 준비용으로 짠 자금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수 있다.다만 올해 투입한 600억원이 지주사 재무를 압박하는 구조는 아니다. 코오롱은 같은 금액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보충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의 제로금리에다 만기는 2031년 4월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 교환가격은 코오롱티슈진 주식예탁증서 1주당 10만1665원이다. 주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만기에 코오롱이 원금을 갚아야 하지만 현재 이자나 원금 상환 부담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과거에도 코오롱그룹과 오너가는 코오롱티슈진의 고비마다 자금을 넣었다. 코오롱티슈진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다섯 차례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약 2061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코오롱이 대부분을 인수했고 이웅열 명예회장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증자에 개인 주주 자격으로 참여해 약 102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코오롱이 추가한 600억원까지 합하면 그룹과 오너가가 2021년 이후 유상증자로 지원한 금액은 2600억원을 넘는다.앞서 이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은 과거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을 때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당시 이 명예회장의 증자 참여를 TG-C 개발을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오너의 의지로 받아들였다.코오롱티슈진은 당장 주주들에게 자금을 걷는 방식의 유상증자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정인 코오롱티슈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임상 실패 원인을 분석한 뒤 향후 자금 조달 방안을 최대주주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추가 자금 조달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동시에 새로운 임상이나 개발 일정 연장에 필요한 비용을 코오롱티슈진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경우, 다시 최대주주의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코오롱티슈진은 오는 10월 두 번째 임상 3상 결과를 앞두고 있다. 만일 10월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할 경우, 제품 개발에 대한 자금 압박은 줄어들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허가 경로를 다시 협의할 수 있고, 기술수출이나 외부 투자 유치 가능성도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반대로 두 번째 시험도 같은 결과를 내면 새로운 임상을 설계하거나 개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이 경우 기존에 마련한 허가·상업화 자금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주주배정 유상증자뿐 아니라 최대주주 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 여러 방식이 다시 거론될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의 조기상환청구권도 2027년부터 행사할 수 있어 개발 지연이 길어질수록 자금 운용 부담은 커질 수 있다.코오롱그룹의 현재 재무 체력을 감안하면 개발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도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다.㈜코오롱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188억원, 영업이익 9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8.3% 늘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산업자재·화학 부문과 코오롱글로벌의 건설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바이오 사업의 부담을 흡수할 완충 장치가 생겼다. 주가 흐름도 이를 방증한다. 지난 21일 2만3600원까지 밀렸던 ㈜코오롱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2만5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7.47% 오른 수준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TG-C 개발이 늦어질수록 핵심은 약효 논란에서 자본 배분 문제로 옮겨갈 전망"이라며 "10월 임상 결과는 신약의 운명뿐 아니라 이웅열 명예회장과 코오롱이 또 한 번 자금을 넣을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