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포털사이트의 화면 구성을 짜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디어비평가인 변희재씨는 오는 26일 자유언론인협회(회장 양영태) 발족 기념 ‘2007년 대선, 포털이 결정’ 토론회에서 발표할 발제문에서 “청와대가 포털에 직접 지시를 해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진위논란이 한참 가열될 때 청와대측이 A사와 B사 등 주요 포털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황 교수에 유리한 내용을 검색 화면 메인에 노출시키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당시 A사가 ‘황우석 교수에게 격려 메시지 보내기’ 대형 배너를 메인화면에 걸어놓은 것에 의구심을 품었던 변씨는 지난해 12월 초 열린 언론중재위원회 정기세미나에서 A사의 미디어 팀장과 만나 이 사안에 대해 물었다. 

    변씨와 A사의 미디어팀장이 만난 시기는 황 교수 논란이 극에 달하던 때였다. 작년 11월 22일 MBC ‘PD수첩’이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을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켰고 여론의 광고중단 압박까지 받았다. 같은 달 27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PD수첩의 광고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 강압취재는 잘못됐다’는 기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황 교수 사건은 해를 넘겨 현재까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12월 초 당시 이 미디어 팀장은 “청와대에서 전화가 와서 했지 우리가 하고 싶어서 했겠느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런 사실에 대해 재차 묻자 말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17일 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황 전 교수를 두둔한 방송을 내보냈던 C모 케이블뉴스 채널 기자가 동석을 한 자리에서 나온 말이었다"며 “수첩을 꺼내 이 사실을 적으려 하자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포털과 인터넷의 이슈를 청와대가 전화 한 통으로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A사에서 ‘황우석’을 쳐 보면 지난해 12월과는 전혀 다른 화면을 보게 된다. 당시에는 황 교수의 업적과 수상 등이 상세히 게재되어 있지만 4월 검색 화면에서는 업적 부분은 아예 빠져있고 수상 부분도 단 한줄만 노출되어 있다.

    특히 ‘2005년 5월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 생산에 성공’이라는 부분을 진하게 표시해 강조를 하고 있다. 또 ‘한국의 최고 과학자 1호 황우석 박사님께 희망 메시지 보내기’라는 배너를 아래에 배치해 놓고 있다.

    당시 줄기세포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쪽 편만을 드는 듯한 화면 구성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변씨의 이번 주장은 일부 포털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황우석 교수 사태 당시의 A사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 화면(상단) 아래는 4월 검색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