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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6일 사설 'KBS는 독립성 외칠 염치 있나'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KBS가 방송 80년에 즈음한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연일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부르짖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4월 시행될 공공기관운영법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해칠 것이므로 KBS는 예외로 해 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시청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슬쩍 곁들이고 있다. 최근 방영된 KBS 스페셜 '공영방송을 말한다'와 미디어 포커스 '공영방송 통제, 정부의 노림수는'이 그런 프로그램이다.
공공기관운영법은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들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마련돼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KBS는 기획예산처 장관의 일률적인 통제를 받을 경우 공정성과 중립성을 침해 받을 것을 우려하지만 이 법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틀어잡기 위한 것이다.
KBS가 이제 와서 느닷없이 방송의 독립성을 외치고, 비싼 해외 취재비까지 들여 프로그램을 만들어 저녁 황금시간대에 방영하는 것은 아무리 봐주어도 염치없는 짓이다. 국민은 KBS가 자사 이기주의에 물든 홍보 프로그램이나 만들라고 꼬박꼬박 시청료를 내는 게 아니다.
도대체 KBS가 언제 독립성을 발휘한 적이 있었는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한 것이 공영방송의 실체다. KBS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성문을 썼으나 변하지 않았다. 그러니 앞으로 정치적으로 중립을 고수하겠다고 다짐해도 믿을 사람이 없다. 그게 특히 정연주 사장 체제의 KBS를 지켜 본 국민의 정서다. 언론학회가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성을 잃었다"고 비판한 탄핵방송,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높은 인건비.복리후생비를 나눠갖는 방만한 경영,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조차 거부하는 오만함이 KBS가 요구하는 '독립성'이라면 지켜 줄 가치조차 없다. 게다가 시청료 인상까지 또 거론하고 나섰으니 '시거든 떫지나 말지'라는 비아냥까지 듣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위한 제도가 다시 정비돼야 한다. 지금 식으로는 백년하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