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힐러리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요구 발언과 관련해 "미국이 정말 재협상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고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 국무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 서면답변 진의와 관련해 "한국 측이 먼저 의지를 보여야('IF KOREA WILLING TO') 재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재협상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힐러리 내정자의 말을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국 측의 비준안 통과 전망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 아무래도 경기를 살리는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면서 "(양국의) 비준처리가 지연되면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 등 복잡한 요인이 더 생길 수 있는 만큼 우리는 우리대로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분기 내 한.EU FTA 타결 가능성에 대해 김 본부장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 7∼8부 능선은 넘지 않았나 싶다"고 낙관적으로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한.EU 양측은 오는 19∼20일 서울에서 통상장관회담을 개최해 남은 자동차 기술표준, 원산지 등 쟁점사항에 대해 일괄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남은 쟁점 중 자동차 분야에서는 상호 이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기술표준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절충할 부분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원산지 기준과 관련해서는 품목별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일 FTA에 대해 그는 "협상을 재개하려면 중단 요인에 대해 새롭게 이야기할 기반 즉, 일본 쪽의 자세변화 등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직은 '언제 협상을 재개한다'고 말할 정도로 가시권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중 FTA의 경우 우리는 농산물이 부담스럽고 중국은 석유화학 등 공산품을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가느냐 아니면 예민한 것을 제쳐 두고 협상을 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에 대해 그는 "유혹을 느끼는 나라가 있고 일부는 그런 조치를 하는 곳도 있다"면서 "이를 적절하게 모니터링할 장치가 필요한데 런던에서 열릴 G20 정상회담에서 그런 내용이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미국산이 옛날 판매량을 상당 부분 회복했는데 한우는 한우대로 잘 팔리고 있다"면서 "어차피 국내 생산으로 수요나 가격을 다 충당 못한다면 경쟁을 붙여 한국 소비자들이 질 좋고 싸게 먹을 수 있는 구도를 만들고 해당 산업의 피해가 있다면 구제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