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 철거민 사건에 대해 MBC가 다른 지상파 방송사인 SBS, KBS와 다른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됐다. MBC가 지난달 용산사건 발생 직후 11일간 메인뉴스 시간에 전국철거민연합에 대한 보도를 단 한차례도 하지 않았다는 것.

    자유기업원(원장 김정호)이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총 11일 동안 MBC 뉴스데스크, KBS 뉴스9, SBS 8시뉴스를 대상으로 용산 철거민 사건 뉴스 보도 형태를 분석한 결과 MBC가 전철련에 대한 단 한건의 보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동안 용산사건과 관련해 MBC는 총 42건, KBS 35건, SBS 36건을 보도했다.

    방송사별 전국철거민연합에 대한 보도내용 ⓒ자유기업원

    KBS와 SBS는 21~23일에 걸쳐 전철련의 성격, 시위개입의 정당성 및 검찰의 수사 상황을 각각 3차례 보도했다. 또 28일은 용산 참사의 상황을 담은 화재 직전의 동영상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MBC는 전철련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또 같은 내용을 다룬 뉴스 제목에도 차이가 있었다. KBS와 SBS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화재 원인에 대해 '파문 확산', '무게' 등의 단어를 사용해 미확정적으로 표현한데 반해 MBC는 '왜 피해 컸나? 무리한 집압 작전', '검찰 '경찰, 시너 위험 알고도 철거민 진압 강행' 등 피해의 직접적 원인을 '무리한 진압작전'으로 진단했다.

    방송사별 같은 내용을 보도한 제목 ⓒ자유기업원

    MBC는 총 62인을 대상으로 한 관련 인터뷰 중 철거민, 목격자를 포함한 일반시민 인터뷰가 35%로 가장 많았고 경찰 및 검찰의 인터뷰 및 녹취자료가 31%로 그 뒤를 이었다. KBS는 43인 중 정치인이 27%로 가장 많았고 그 외 인터뷰 인사는 상대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SBS 역시 39인 중 정치인이 27%로 가장 많았고 전문가(8%)를 제외한 인터뷰 인사는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이에 대해 황근 선문대 언론학부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MBC 뉴스를 보면 자회사의 이해가 걸려있는 부분에서 공정성을 벗어나는 일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방송뉴스나 신문뉴스는 어떤 사안을 주제로 다루냐 다루지않느냐 하는 의제설정기능이 중요하지 그 양이 중요하지 않다"며 "MBC도 그것에 대한 보도는 많이 했지만 그 사안을 다루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황 교수는 "의제설정기능 다음으로 뉴스제공 할 때 뉴스를 어떻게 보느냐는 프레임이 중요한데 매체는 어느 한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며 "뉴스의 제목, 앵커의 첫마디, 보도내용의 첫문장이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MBC는 이미 판단을 해놓고 자신들의 판단에 맞게 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용산사건에서 누가 잘못했던 간에 전달하는 사람은 그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감시기구인 공정언론시민연대 모니터팀은 2월 첫째주(2일~8일) TV부분 주간모니터를 통해 MBC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BC 선임노조원들이 자사보도가 불공정하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고개 숙여 사과까지 했지만 정작 MBC는 이 내용을 단신으로조차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 그동안 노조 주장을 자세하게 내보내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또 6일 KBS와 SBS는 '촛불' 참여단체가 폭력시위단체로 지정됐고 폭력단체로 지정되면 정부보조금을 받기 어렵다는 내용을 보도했지만 MBC는 보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