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주장하는 유통의 ‘점선면입체론’에서 선(線)전략의 선결과제는 ‘업(業)의 개념을 미리 세우는 일일 것이다. 만약 신규사업을 기획할 경우, 업의 개념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면 그 사업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기존 경쟁 회사들이 만들어 놓은 ‘업’의 개념을 뛰어 넘게 되면 그곳에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사례1> 속옷사업은 속옷을 파는 사업인가?

    1991년 직원 3명으로 “속옷도 패션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속옷 시장에 뛰어들어 크게 성공한 속옷 업체 ‘좋은사람들’ 이야기 이다. 작년에 ‘좋은사람들’의 최대주주인 사장이 보유주식을 거금을 받고 다른 업체에 매도했다. 그렇다면 개그맨이었던 사장은 어떤 과정을 통해 속옷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것일까? 그 비결을 알아내면 바로 레드오션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셈이다.
     
    아시다시피 기존 속옷시장은 레드오션이었다. 기존 속옷업체로는 쌍방울,백양,태창 등 빅3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였다. 가장 늦게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중소 영세업체가 어떻게 1200억원 매출의 회사로 만들 수 있었을까? 

    결론을 간단히 말하자면, 새로 진입을 시도하는 속옷 사장은 속옷사업을 다른 업(業)의 개념으로 접근을 했다는 점이다. 속옷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는 치부성격의 상품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고 싶을 정도로 드러내 보이는 패션상품으로 위치이동을 시킨다. 여기에 덧붙인 것은 ‘선물용품’ 시장으로 시장을 바꾼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기존의 피 튀기는 속옷시장에서 ‘패션사업 + 선물용품 사업’의 시장으로 싸움의 장을 위치이동 시켜버린 것이 가장 결정적인 승리의 원인인 것이다. 여기에 경영자만이 갖고 있는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초기 시장의 광고 카피와 홍보방법에 집중투입을 했다는 점, 흰색 일색이던 속옷 시장에 컬러와 패션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이 기존 속옷시장과 싸우지도 않고 창업과 수성에 성공할 수 있었던 점이다.

    이제부터 지금 비어있는 시장이 어디인지 잘 찾아보시기 바란다. 그곳에 멋진 깃발을 먼저 꼽으시고 1위 업체로 등극하게 되면, 약 300억원의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게 된다.

    <사례2> 신발을 만드는 ‘푸마’는 신발 제조업체인가?

    1986년부터 8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푸마가 1993년에는 파산 직전까지 내몰린다. 이 때 새로운 히든카드로 등장한 약관 30세의 젊은 경영자인 요헨 자이츠(Jochen Zeitz)는 그가 취임하던 해, 3690만유로 적자상태의 회사를 1년 뒤인 1994년 푸마를 흑자기업으로 만들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해서, 지난해에는 2억6900만유로 순이익을 내는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야말로 화려한 ‘푸마’의 부활을 이루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새로 부임한 젊은 CEO는 우선 ‘푸마’라는 스포츠용품 업에 대한 개념정립부터 시작했다. 드디어 그가 발견한 업의 개념은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푸마’를 패션 브랜드로 전환 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디자인 실장을 영입하고, 외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와 업무제휴를 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접목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독일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질 샌더(Jil Sander)와 프랑스 디자이너 줄리 벳(Xuly Bet), 일본 디자이너 미하라 야스히로(Yasuhiro Mihara)와의 협업을 통해 스포츠 산업 자체를 패션산업으로 바꿔놓았던 것이다.

    이제부터 신규사업에 진출하려는 업체 담당자에게 드리는 팁을 알려 드리겠다. 이름하여 '김영호 솔루션'이다.

    지금 시장에서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 5가지만 선정하라. 그 중, 가장 매력적이고 당신의 경쟁력이 최고로 발휘될 수 있는 시장을 선정하라. 그리고 그 시장의 ‘업(業)의 개념’을 바꿔서 진출하라.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매출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물론 경쟁사는 당신의 존재조차 모를 것이다. 왜냐하면 ‘업’의 개념이 다른 시장에서 놀고 있으니까 말이다.

    김영호유통컨설팅 대표, 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 김영호 (tiger@tigerk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