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단기 유동성 증가에 따른 부동산 투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서초, 강남, 송파 등 서울 강남 3구에 대한 연내 투기지역 해제를 사실상 유보하기로 했다.

    24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정부 관련 부처는 부동산 시장이 다소 회복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과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를 올해에는 더 거론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 문제는 양도세 완화 법안의 국회 통과 이후 다소 유동적이었는데 최근 단기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쏠릴 가능성이 있어 연내 투기 해제 논의를 유보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허경욱 재정부 제2차관도 최근 "강남 3구 지역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 문제는 유보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국토부 또한 "시장에서 불안 요인이 발생한 상황에서 강남 3구 규제 완화를 논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4월 임시 국회에서 1가구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강남 3구에 10% 포인트의 가산세를 부과토록 했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에서도 연내 투기 지역 해제는 어렵다고 보는 상황이다.

    정부는 또 최근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만 쏠릴 것을 우려해 주택가격 및 거래량 추이, 시중자금 흐름, 주택담보대출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811조원에 달하는 단기유동성 실체를 잘 분석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는 매일 부동산 시장 동향을 분석해 자금 흐름을 점검하고 시중 은행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여부, 아파트 가격 및 거래 정도 등을 파악한 뒤 이르면 상반기까지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문제 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거나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재정부 분석에 의하면 4월 들어 전국 주택가격은 7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되고 거래량도 계속 증가하는 등 시장이 다소 회복되는 양상이다. 강남 3구와 목동, 과천 등 일부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강남3구는 4월 아파트 가격이 전월 대비 1% 상승하고 거래량도 2006년말 수준인 월 1천200건 수준까지 증가했다.

    아울러 정부는 단기 유동성이 실물부문으로 흘러갈수 있도록 인수합병 펀드 등 각종 기업투자펀드를 만들 방침이다.

    또 국내 은행과 외국은행 지점, 증권사 등 장외파생 업무를 하는 50여개 금융회사에 자체 파생상품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 7월 말까지 보고토록 하는 등 금융기관의 유동성을 점검하고 경기 회복시 유동성 대책을 위한 각종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비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