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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중 MBC가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관련 보도를 가장 많이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MBC는 노 전 대통령 사망 전 그의 뇌물수수 혐의를 집중적으로 방송하다 사망 후 태도가 급변하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은 노 전 대통령 사망 전(3월 30일~5월 16일)과 사망 후(5월 23일~29일)의 지상파 3사 메인뉴스를 분석해 7일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방송보도태도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노 전 대통령 사망 후 7일간 전체 기사 349건 중 사망 관련 기사를 248건(71.1%), 하루 평균 35.4건을 내보내면서 압도적인 보도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KBS는 전체기사 331건 중 188건(56.8%), SBS는 269건 중 144건(53.5%)을 보도했다.
공언련은 "노 전 대통령 사망 직전까지 그의 뇌물수수 의혹을 비판적 입장으로 보도해왔던 지상파 3사가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앞다퉈 그의 행적과 정치철학 등을 새롭게 조명하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MBC는 노 전 대통령 사망 전 그의 뇌물수수 의혹을 가장 많이 비판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KBS와 MBC의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전후 보도 변화 ⓒ 뉴데일리 공언련은 "노 전 대통령 사망 직전까지만 해도 방송사들은 그가 가장 앞에 내세웠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고 단정적으로 비판했다"며 "그러나 사망 후 서민적 이미지와 기득권에 맞서려했다는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는 등 태도를 돌변했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 사망 이전 뇌물수수 의혹 보도는 KBS가 총 132건으로 MBC(총 105건)보다 많았지만 검찰측 입장 보도나 노 전 대통령측 비판 보도는 MBC가 가장 많았다. MBC는 검찰 측 입장(노측 비판보도 포함)을 담은 기사를 68건(64.8%)내보냈으나 노측 해명(검찰 조사 비판 포함) 기사는 11건(10.5%)에 그쳤다. KBS는 검찰 측 입장 60건(45.5%), 노측 해명 14건(10.6%)을 보도했다. 공언련은 "KBS가 중립적 입장이 많았던 것에 비해 MBC는 비판보도가 해명보도에 비해 6배 이상됐다"고 설명했다.
공언련은 "지상파 3사는 노 전 대통령이 비리혐의를 받을 때의 보도 태도는 모두 묻어둔 채 그가 사망한 이후 '지역주의와 특권을 없애려고 했다'는 내용을 계속해서 방송했다"며 "집중적으로 고인의 정치철학과 역정을 반복해서 방송함으로써 고인의 공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미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