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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주식지분 평가액이 1조원을 넘는 주식거부가 올들어 가장 많은 9명을 기록해 화제다.
재벌닷컴이 25일 1780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7209명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 24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주식부호는 1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93명보다 26명이 늘어난 수치.
1조원 클럽 주식부호
보유지분 평가액이 1조원을 넘는 이른바 '1조원 클럽' 주식부호는 9명으로 집계, 연초 4명에 비해 5명이 증가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3조5878억원으로 상장사 주식부호 1위 자리를 굳게 지켰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조3092억원으로 2위였다.
이어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1조7938억원으로 3위, 여성 최고 주식부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1조7478억원으로 종합 순위 4위를 차지했다.
또 '롯데가 형제'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1조3385억원, 1조2950억원으로 5~6위에 올랐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조2224억원으로 7위를 기록했다.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도 1조723억원과 1조185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1조원 클럽' 주식부호 대열에 합류했다.
약진하는 주식부호들
지난해 하반기에 보유지분 평가액이 크게 줄었던 대기업 오너가의 주식부호들 중 상당수가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타고 부호 랭킹 상위권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부호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9077억원으로 10위에 올랐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8464억원으로 11위, 이건희 전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7397억원으로 12위로 부상했다.
또 한동안 20위권 밑으로 추락했던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6539억원으로 14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6427억원으로 15위, 정몽준 KCC그룹 회장이 6063억원으로 17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5740억원으로 20위를 차지하며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가라앉는 주식부호들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대다수 주식부호들의 지분 평가액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으나 기업 내외부 사정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부호들도 적지 않다.
최근 주식거래 문제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OCI(옛 동양제철화학)그룹 오너가 주식부도들이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평가액이 감소하면서 순위도 급락했다.
OCI그룹 경영 2세인 이수영 OCI그룹 회장을 비롯해 동생인 이복영 삼광유리회장, 이화영 유니드 회장 등 3명은 연초보다 지분 평가액이 3~4% 하락해 순위도 크게 내려갔다.
연초 보유지분을 계열사에 대거 증여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의 아들 세준씨, 이호준 태광그룹 회장 등도 증시 상승장에서 소외되면서 지분평가액이 감소해 순위도 급락했다.
국내 최초 '1조운 벤처부호' 1호를 기록했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이 날 7315억원에 그쳐 순위가 13위로 처졌고 코스닥 부호 1위인 허용도 태웅 대표이사도 연초 종합 순위 10위 이내에 들기도 했으나 6121억원으로 16위에 그쳤다.
주식부호 판도 전망
올 8월 이후 주식시장이 질적 양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부호 판도에도 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상장사 주식부호 1~2위를 다투고 있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분 평가액이 어떤 기록을 수립할 것이냐는 점이다.
올들어 상승세가 꺽이지 않고 있는 두 사람의 지분평가액 증가세는 하반기에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실적호전이 가시화될 경우 4조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 주식부호들이 많은 LG그룹과 GS그룹 가문도 현재 계열사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주가상승에 따른 주식지분 가치 증가로 지분평가액이 급증할 전망이다.
아직 낙관적이진 않지만 유동성 위기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동부, 두산, 금호아시아나 그룹도 원상회복을 할 경우 올 하반기에 지분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주식부호들의 숫자는 최대 160~170명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올 상반기에 테마를 형성했던 바이오나 제약,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등의 주가 상승세는 실적문제가 부각되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보여 관련 기업의 대주주들은 장기간 주식부호 대열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