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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상승하며 1550선에 올라섰다. 1550을 넘은 것은 작년 8월 18일 1567.71 이후 11개월 만이다.코스피 시가총액도 작년 8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5포인트(1.47%) 오른 1557.29에 거래를 마쳤다.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이 주가 관련 그래프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작년 8월 이후 11개월 만에 1550선을 넘어서며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지난 3일 기준 4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경기선행지수’ 등 경기회복의 신호를 알리는 각종 지표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지난해 말 “지금 주식 사면 1년 내에 부자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美 현지시각) 남미 방문을 마치고 미국 LA를 찾아간 이명박 대통령은 현지 동포간담회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현재 한국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세계 여러 나라가 마찬가지로 1년 내에 다 회복이 된다”며 “지금 사두면 좋을 것”이라고 밝히고 “외환위기 때 워싱턴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한국에서 주식과 부동산을 사서 큰 부자 가 된 사람을 봤다”면서 “나라가 어려울 때 사주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당 "대통령 발언, 증권브로커 같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이 언론에 소개되자 당시 야당은 일제히 "대통령 주식 발언이 증권브로커 같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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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최재성 의원  ⓒ 연합뉴스
    민주당 최재성 (당시)대변인은 다음날(25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 발언에는 방법론과 목표가 없다”면서 “대통령의 허언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오락가락 행보 때문에 국민 불안감만 더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대통령의 증권브로커 같은 무모한 발언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는 쓴 소리를 내뱉은 뒤 정부·여당은 경제 대책부터 내 놓으라“며 으름장을 놨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는 25일자 보도에서 C증권사의 전망치를 거론, “(증권사에선)내년 코스피지수를 900~145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히고 “내년도 주가가 지금의 반 토막이 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재는 ‘매수 타이밍’이 아니며,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은 '나홀로 낙관론'인 셈”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심지어 윤OO라는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그렇게 좋은 기회라면 땡빚을 내고 사채를 끌어서라도 자기가 투자하지 왜 남에게 하라고 하는지 모를 일”이라면서 “뻔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대는 저 무식한 이명박의 확신을 치료할 방법은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가요 고고학자인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의 말처럼 ‘총으로 치료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다. 국내에서 사기 쳐도 안 먹히니 외국까지 치는 이명박의 후안무치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는 극악스런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또 “1년 후에 부자된다고 해서 주식 좀 사 보려한다”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한 네티즌은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로 사겠다는 사람이 있다. 대통령이 농약 먹으면 오래산다더라 하면 농약 마실건가? 그럴 거면 주식을 사시라”고 비꼬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 1550선 돌파‥주식시장 활개  "거봐! 내가 뭐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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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주식 현황판 모습.  ⓒ 연합뉴스
    그러나 이로부터 정확히 1년 뒤, 아니 1년도 채 못돼 한국 경제는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상반기가 끝난 현재 ‘소비심리지수(CSI)’는 4개월째 상승중이며 ‘선행종합지수’와 ‘동행종합지수’는 각각 40년, 1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의 칼러니스트 윌리엄 페섹으로부터 "(경기부양책의 성과를 낸)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실제로 지난 3일  종가기준 코스피 지수는 1560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49%(7.69포인트) 오른 1564.9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역시 51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 기록을 경신, 전 거래일과 비교해 1.23%(6.21포인트) 오른 510.56으로 장을 마쳤다.

    2분기 GDP도 전기 대비 2.3% 성장, 지난 2003년 4분기의 2.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외에 수출도 전기대비 14.7% 상승했고 민간소비 부문도 3.3% 증가했다.

    작년 12월 가입, 'MB펀드' 수익률 23% 

    재미있는 점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말 “지금 주식사면 1년 내에 부자된다”고 말한 직후, 본인 스스로 2개의 적립식펀드에 가입했는데,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둘 다 23% 대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31일 펀드 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A사와 B사의 펀드 누적수익률(7월 27일 기준)은 각각 23.7%와 23.3%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이 대통령의 예언(?)대로 '반등세'로 돌아선 것과 관련, 코갤리언₂이라는 네티즌은 지난달 27일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글을 올려 "이 대통령이 '지금 주식 사면 1년 내 부자 된다'고 말했을 때 아고라 촛불시위대 분들, 좌파분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엄청나게 비난했었다"면서 "과연 이들의 예측이 들어맞았는지 지난해 말 코스피, 코스닥 지수와 현재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보자"고 거론했다.

    2008년 11월 24일 -> 2009년 7월 27일

    코스피 : 970.14 -> 1524.05 (553.91 ▲)
    코스닥 : 284.50 -> 504.65 (220.15 ▲)

    코스피 : 57.1% 상승
    코스닥 : 77.4% 상승

    이 네티즌은 (상기한 대로)관련 수치를 나열 한 뒤 "당시 이 대통령을 믿고 1억원을 코스피에 투자했다면, 당신은 불과 7개월 만에 6000만원을 벌었고, 코스닥에 투자했다면 8000만원을 벌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2008년 11월 24일과 2009년 7월 27일, 종합주가지수 및 종목별 수익률(종가 기준)을 비교한 그래프.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달 31일 보도를 통해 작년 12월 9일부터 현재까지가 아닌, 이 대통령의 '재임기간' 펀드 수익률을 알아보는 흥미로운 분석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취임일인 지난해 2월 25일, 2개의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고 가정했을 때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A펀드가 14.2%, B펀드가 12.5%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증시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상당수 국내 펀드들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네티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사실, 나도 돈 벌었어‥"

    이와 관련 네티즌 사이에서도 "사실은 (대통령 발언 이후)주식을 사서 돈을 벌었다"는 양심 고백(?)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초꺽정'이라는 네티즌은 작년말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주식을 사면 부자된다는 말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콧방귀를 뀌었고 오히려 지금 주식사면 자산이 반토막된다 라는 말까지 했다"면서 "펀드고 주식이고 뭐고 다 팔기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부터 묘하게도 우리 증시는 기술적 반등을 하고 있다"며 "그때 판 사람들은 꽤나 속 쓰릴거다,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팔았으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네티즌은 "꾸준히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서 지난해 나 역시 크게 손실을 본 상황이었지만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가 1000 아래로 떨어졌을 때 남들은 팔았지만 난 매수를 했었다"며 "그래서 지금 어떻게 됐냐고? 각종 차트가 보여주듯, V자 반등으로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중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이 네티즌은 "그간 반토막을 넘어 3분의 1토막까지 났던 원금이 이제 거의 원금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난 이명박 정부를 믿을란다~"란 말로 자신의 포스팅을 마무리했다.

    '슬픈비요일'이라는 네티즌 역시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이 대통령의 'LA 발언' 소식은, 당시 반토막 펀드와 이명박 정부에 열 받아 있는 국민들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오히려 비난만 쏟아져 나왔다"며 "인터넷에선 주가 747간다와 3000포인트 만들어 내라 등등 비판적 댓글이 쏟아져 나왔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묘하게도 발언 당시 증시는 바닥의 바닥을 확인하고 더이상의 바닥은 없다는 인식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던 시기였고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모두가 금융위기의 공포속에 4~5%대의 안전한 적금으로 회귀할때, 이성적이고 올바른 시각으로 투자에 임했던 사람들은 부자까진 아니어도 최소한 시장금리 대비 7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현 정부를 불신하고 있고, 눈앞의 코스피 1500을 딴나라 얘기인것 마냥 떠들고 그저 최고치였던 2000포인트대만을 떠올리며 불만만 늘어놓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만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투자를 함에 있어 저런 불나방은 같은 존재들은 증시의 고점에 뒤늦게 달려들어 조정기간동안 손실을 보고 참지 못해 털고 나와선 '이래서 주식판은 더럽다'느니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이라느니 또 다시 남 탓만 줄줄줄"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궁상'이라는 네티즌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 대통령이 '지금 주식사면 최소한 1년내에 부자됩니다'라고 발언했던 것을 두고 "매스컴의 작은 뉴스에도 뇌동매매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대통령의 저런 발언이 얼마나 큰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며 "(주가의)대폭락을 멈추기 위해 국민들을 상대로 소위 '물타기'식 협조 요청을 한 것이라고 나름의 분석을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네티즌은 "대통령의 발언 시점은 바로 2008년 5월부터 시작된 장장 5개월여간의 대폭락의 바닥이었다"면서 "이후 소화과정을 거치다 한 차례의 하락(2월)이후 3월부터 정확히 2개월만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400포인트 가량을 말아올리는 불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결국 "부자가 되든 안되든 대통령의 말대로 주식을 사서 지금까지 왔다면 돈을 벌었다는 얘기"라고 이 네티즌은 부연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24일 종가기준 '코스닥지수'는 284.50(상단 그래프)였으나, 금년 8월 3일엔 종가기준 510.56(하단 그래프)을 기록, 2배에 육박하는 신장을 보였다. ⓒ 네이버 증권(http://stoc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