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지 체류 일정이 하루 연장됐다.

    11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전날 방북길에 오른 현 회장은 애초 12일까지 2박3일간의 평양 방문 일정을 잡았으나 북한 당국과 조율해 하루를 더 머물기로 했다.

    현 회장은 현재 평양 대성구역 임흥동에 위치한 최고급 영빈관인 백화원초대소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이날 오후 10시19께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알림'을 통해 "현 회장 일행이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해 13일 귀환할 것이라고 알려왔다"라고만 짤막하게 밝혔다.

    현 회장의 귀환 일정이 하루 늦춰진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려고 방북했다고 봤을 때, 일정을 연장했다는 것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면서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면담하는 것이 한층 더 확실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 회장은 12일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평양 방문 이틀째인 11일 김 위원장과 만찬을 함께하면서 억류된 유씨의 석방 문제와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 재개 문제를 논의하고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구두로 전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계기로 135일째 억류 중인 유씨가 이르면 12일 중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한 소식통은 "현대아산을 매개로 한 남북 간 물밑 협의에서 유씨를 8.15 이전에 석방한다는데 어느 정도 양해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최종 조율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일(12일) 풀려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유씨가 풀려날 가능성에 대비해 신병 인수 시나리오를 미리 짜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현 회장 일행이 귀환하는 통로가 될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10일 저녁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10일 저녁 현 회장 일행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에 따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으나 11일에는 오후 11시 현재까지 현 회장 일행의 동정을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