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에서 발탁된 첫 인사로 기대를 모았던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취임 1년 3개월 만에 물러났다. 박 이사장이 1년9개월의 임기를 남긴 채 중도에 사퇴 의사를 밝힘으로써 향후 국정감사 등 공단의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국민연금공단은 박 이사장이 11일 오후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박 이사장이 재충전의 기회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쉬면서 생각하기로 하고 기회가 되면 고향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공단은 전했다.

    공단은 조만간 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이사장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새 이사장 취임까지 최소한 1개월여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내달 예정된 국정감사는 공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박 이사장은 1990년대 말 외환 위기 이후 서울보증보험, LG카드 사장, 우리은행장 등을 역임하면서 부실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로 지난해 6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첫 금융권 출신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조직 내외부에서 큰 관심을 받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본사와 지사를 통틀어 116개 부서를 폐지하는 등 경영효율화를 주도했고 지난해 경제위기 속에서 기금수익 흑자를 유지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9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우리은행장 시절 투자자산의 사후관리 책임 등을 물어 이종휘 현 우리은행장과 함께 주의적 경고를 받으면서 사퇴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앞서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에 우리은행이 2005~2007년 파생상품에 15억8000만달러를 투자할 때 관련 법규를 위반해 1조6200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며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조치를 내렸다.

    박 이사장은 1990년대 말 외환 위기 이후 서울보증보험, LG카드 사장, 우리은행장 등을 역임하면서 부실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국민연금 이사장 임명 이후 터진 국제금융 위기에도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