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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직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안부를 묻는 것'으로 조사됐다 ⓒ 연합뉴스
    구직자들에게는 취업을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더 힘든 일이 있다. 바로 구직 중의 '취업 스트레스'를 견디는 일.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구직자 672명을 대상으로 취업 스트레스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트레스의 강도가 매우 심하다는 구직자가 46.1%로 거의 절반에 달했다. 37.4%도 다소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해 거의 대다수의 구직자들이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변 지인들이 가볍게 던진 한 마디가 구직자에게는 커다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실업난 속 구직자를 가장 괴롭히는 ‘결정적 한 마디’는 과연 무엇일까? 유형별로 분류해 봤다.
     
    ◆ "요즘 뭐하고 지내?" - 안부형(31.7%)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결정적 한 마디’는 의외로 평범한 것이었다. ▶“요즘 뭐하고 지내?” ▶“공부는 잘 되어가니?”처럼 구직자의 안부를 묻는 ‘안부형’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차지했다.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지인들이 인사처럼 건네는 말에 구직자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것.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에는 “구직기간이 길어지면서 매번 같은 대답을 하는 것도 민망하고 점점 짜증이 난다”며 서러움을 호소하는 구직자도 있었다.
     
    ◆ "올해는 꼭 취업해야지?" - 재촉형(19.0%)
     
    다음으로는 ▶“올해 안으로 취업해야지” ▶“언제까지 취업준비만 할 거니?” 등의, 하루라도 빨리 취업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맘에 쏟아지는 ‘재촉형’ 잔소리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취업이 되지 않아 초조한 것은 누구보다 구직자 본인일 터. 결국 이러한 말들이 구직자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고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 "토익점수 너무 낮은 거 아냐?" - 스펙평가형(9.4%)
     
    취업이 안 되는 이유를 구직자의 스펙 때문으로 여기고 이를 책망하는 말들도 순위에 올랐다. ▶“토익 점수가 너무 낮은 거 아냐?” ▶“학교 다닐 때 학점 좀 관리하지” 등의 이른바 ‘스펙평가형’이다. 특히 이런 유형은 지인 뿐만 아니라 애써 잡은 면접 기회에서 만난 면접관에게도 해당되는 경우. 한 응답자는 “면접장에서 면접관이 영어성적을 트집잡을 때 절망스러웠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 "누군 벌써 취업했다는데…" - 비교형(9.1%)
     
    구직난에도 불구하고 취업에 곧잘 성공하는, 이른바 ‘엄친아’들과의 은근한 비교도 구직자를 힘들게 했다. ▶“네 친구는 벌써 취업했다는데…” ▶“다른 애들은 잘만 취업하더라”며 구직자를 깎아 내리는 것이다. 경쟁자들과의 비교는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들기도 한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울 때 누군가의 취업은 그 자체로 패배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당연지사.
     
    ◆ "지금까지 뭐 했어?" - 막무가내 비난형(8.9%)

     
    ▶“그 나이가 되도록 뭐 했니?” ▶“왜 집에서 놀고만 있는 거야?” 처럼 실업상태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말들을 꼽은 구직자도 있었다. 이는 비난과 질책의 강도가 가장 세서 구직자들에게 적잖은 상처를 남기는 유형. 특히 구직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처럼 막무가내로 비난을 당하는 구직자들이 많았다.
     
    ◆ "눈높이를 낮춰봐" - 하향지원 권유형(4.3%)
     
    당장의 취업을 위한 조언도 구직자에게 스트레스가 되긴 마찬가지. ▶“일단 아무 곳이나 취업해” ▶“눈높이를 낮추는 게 어떨까?”라며, 구직자가 희망하는 기업과 직무 대신 그보다 낮은 곳에 지원해 볼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구직자는 자신의 꿈과 목표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한 응답자는 “대기업에 갈 게 아니면 아무 데나 취업하란 얘기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