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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올인'하는 日기업

입력 2010-08-07 09:39 | 수정 2010-08-07 11:35

일본 최대의 온라인 소매업체인 라쿠텐(樂天)의 직원 2천명은 매주 월요일 오전 8시면 본사에 모여 회의를 한다.

경영진의 지시에 따라 지난 몇 달간 이 회의는 영어로 진행됐고 모든 문서를 영어로 써야 하는 것은 물론 회사 식당이나 엘리베이터의 안내 표시도 모두 영어 일색이다.

2012년까지 라쿠텐의 직원들은 서로 영어로 말해야 하고 임원들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옷을 벗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는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45) 최고경영자(CEO)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회사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핵심 방안이다.

미국과 프랑스의 온라인 업체를 연달아 인수하면서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라쿠텐의 입장에서는 해외 자회사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의 미키타니 CEO는 "일부 직원들이 다소 주저하긴 했지만, 그들은 이내 좋건 싫건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일본 기업들은 자국내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로 내수가 부진해짐에 따라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일본 기업들의 `영어 배우기' 열풍을 소개했다.

라쿠텐뿐 아니라 소니와 닛산자동차 같은 기업은 외국인 CEO를 영입할 정도로 영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고, 의류업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2012년 영어 회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과거 1990년대 중반 일본 무역상사인 미쓰비시가 영어 사용을 검토했다가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취소한 바 있는데 미쓰비시도 외국 고객과의 협상 등 필요한 경우에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니폰 시트글래스나 전자부품업체 스미다 등도 문서와 회의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해왔다.

일본은 중.고교에서 영어를 공부하긴 하지만 영어에 능숙한 사람들이 많지 않고,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정한 34개 선진경제국가 중 토플 점수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런 영어 열풍에 대해 일각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지만, 미키타니 라쿠텐 CEO의 결심은 흔들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일본은 국민이 교육을 잘 받았지만 영어를 말할 줄 모르는 나라"라면서 "이는 일본의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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