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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가 독일에서는 언제쯤 나오나요?"
기아자동차를 방문한 독일의 한 딜러. 현지매장에서 근무하는 그는 소비자들로부터 "언제 K5가 출시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아왔다면서 "K5는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현지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K5의 디자인을 본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월 기아차의 초청으로 국내에 온 독일의 우수 딜러들은 K5의 디자인을 보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날렵하고 깔끔한 선처리가 돋보이는 외관은 '디자인 기아'(Design Kia)를 세계 속에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한국을 자주 찾는 미국의 딜러들도 "K5가 나오면 큰일 낼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아차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 디자인 경영을 선언하고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면서다. 2008년 출시된 포르테부터 쏘울과 스포티지 R, K-시리즈는 국내외 영향력 있는 디자인상을 휩쓸며 디자인 경영의 결실을 차곡차곡 맺어가고 있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아차. 이는 “디자인 경영에서 성공하는 기업만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말을 입증시켜주기에 충분하다.
◇ '디자인 기아' 일등공신은? 히딩크 같은 디자이너의 영입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은 바로 피터 슈라이어의 손을 통해 완성됐다. 기아가 디자인 경영을 선언한 지난 2006년,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에서 일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아우디 TT와 폭스바겐 뉴비틀을 디자인한 슈라이어는 디자이너세계의 히딩크다. 히딩크는 한국 축구의 복잡한 인맥을 무시한 채 실력만으로 선수를 뽑아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냈다. 슈라이어 역시 경영진들의 간섭을 배체한 채 디자이너들에게 최대한의 재량을 부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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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가 자동차 디자인을 결정해왔던 기아차로선 일대 변혁이었다.
그는 '직선의 단순함'(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이라는 독특한 디자인 철학으로 기아차의 모델을 조금씩 바꿔가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 결과는 2년여 만에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출시된 포르테는 기아에 '2008 핀업 디자인상' 금상을 안겨줬다. 이후 쏘울과 스포티지 R, K5를 거치면서 디자인 기아를 세계 속에 알렸다.
또 슈라이어는 부사장은 지난 2008년 로체 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패밀리룩(Family Look)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을 호랑이 코와 입을 모티브로 동물의 인상을 형상화한 것. 이는 로체 이노베이션부터 쏘울, 쏘렌토R, 스포티지R, K7과 K5까지 적용돼 브랜드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한국 자동차업계에서 진정한 패밀리룩을 완성한 메이커는 기아차가 처음이자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없어서 못 판다" K5 출시 한 달 만에 ‘베스트셀링카’ 등극
이 때문인지 기아차의 돌풍은 거세다. 그 주역은 단연 '디자인 기아'의 첨병 K-시리즈. K5는 출시 1달 여 만에 쏘나타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올랐다. 지난 6월에는 1만 673대가 팔려 국내 중형세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객이 K5를 인도받기까지는 두 달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하지만 K5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K5가 세단시장을 평정했다면 스포티지R은 RV시장에 석권했다. 스포티지R은 지난 5월부터 매달 4000대 이상이 팔리며 동급시장에서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차의 열풍은 이뿐만이 아니다. K7은 월평균 3,000여대, 쏘렌토R도 월평균 3천500여대가 판매되며 신차 돌풍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
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내수 43만 9,296대와 수출 147만 7,718대 등 총 191만 7,01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40.2% 증가한 수치. 업계에서는 이 같은 판매돌풍의 원동력은 기아차가 4년 전부터 추진해온 디자인경영의 효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 기아차, 세계 주요 디자인상 휩쓸어··· 한국-미국-유럽 '3관왕'
디자인 기아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기아차의 K5와 스포티지R은 지난 21일 미국 60주년 전통의 '2010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송 분야 디자인상을 받았다. K5와 스포티지R은 최근 유럽의 '2011년 iF 디자인상'과 국내 '2010 우수디자인상'에 이어 ‘미 굿디자인상’까지 올해 디자인상 3관왕의 영광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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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2008년부터 시작된 디자인 수상의 돌풍을 올해도 이어갔다. 특히 K5는 국내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2010우수디자인상에서 ‘2010굿디자인상 국무총리상’과 ‘온라인 소비자 선정 GD대상’을 차지했다. ‘온라인 소비자 선정 GD대상’은 100% 네티즌 투표로 진행되며 디자인 전문가가 아닌 제품을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뽑는 디자인상이라 더욱 그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 기아차의 유럽전략차종 벤가(Venga)는 한국 양산차 최초 ‘2010 iF디자인상’과 ‘2010 레드닷 디자인상’ 등을 휩쓸어 대한민국 자동차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K시리즈의 첫 번째 차종인 K7은 지난 13일 국토해양부가 선정하는 ‘2010 올해의 안전한 차’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안전한 차’는 국토해양부가 주관하고 자동차성능연구소(KATRI)에서 실시한 신차 안정도 평가(NCAP)를 통해 선정된다.
앞서 기아차는 ‘2008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디자인경영 부문 대통령표창’, 포르테의 ‘2008 핀업 디자인상 금상’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쏘울의 한국차 최초 ‘2009 레드닷 디자인상’, ‘2009 굿디자인상 대통령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 드라마 '아테나'에 기아 신차 총출동한다
기아차는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에 K5, 스포티지R 등의 차량을 대거 등장시키는 PPL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신차 K5와 스포티지R, K7, 쏘렌토R, 포르테 해치백, 쏘울 등 인기차종들을 드라마 전편에 등장시킬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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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차 K7을 블록버스터 드라마 ‘아이리스(IRIS)’를 통해 첫 선을 보이며 아이리스-K7 홍보효과를 누렸던 기아차는 ‘아이리스’의 속편 격인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 편에도 전격 참여를 결정했다. 드라마 속에서 기아차 K5는 주인공 이정우(정우성분)의 애마로, K7은 또 다른 남자 주인공인 손혁(차승원분)의 차로, 포르테 해치백은 여주인공 윤혜인(수애 분)의 차로 등장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K5, K7, 스포티지R, 쏘렌토R 등 기아차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K와 R시리즈 인기차종들을 블록버스터 첩보액션 드라마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선보일 것”이라며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을 통해 젊고 역동적 기아차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최근 종영한 KBS 인기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도 스포티지R, 쏘울, K7 등을 투입해 화제를 모았으며 MBC 무한도전, KBS 출발드림팀 시즌2 등에도 K5, K7, 스포티지R, 쏘울을 등장시키는 등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한 신차 알리기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