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SNS에 글 올려 "설탕 부담금 어떠신가요?"李 대통령, '설탕세' 논란 커지자 "언론이 가짜뉴스"어차피 돈 더내는 건 똑같아 국민 입장에선 "말장난"대통령 말은 국가 약속 … '아니면 말고 식' 삼가야
  •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9.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9.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설탕부담금' 도입 제안이 '설탕세'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설탕 사용 억제를 유도하면서 추가 징수된 재원으로 지역 발전에 재투자하자는 취지였지만, 서민 부담 증가와 사실상 증세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엑스(X)에 "담배처럼 설탕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는 글과 함께 국민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자 당류 섭취가 높은 음료와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한 설탕세 도입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찬반 논란이 일었다.

    찬성 측은 설탕세가 소비 행태 개선과 건강 증진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설탕세를 도입한 사례를 근거로 들며 장기적으로 비만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반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설탕세가 도입될 경우 음료와 식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서민과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을 명분으로 한 조세 확대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함께, 실제 소비 감소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거론되고 있다.

    식품·음료 업계는 매출 감소와 고용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 선택을 세금으로 통제하는 방식은 시장 원리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설탕세 도입 토론회를 준비하고 조국혁신당은 가당 음료에 설탕세 부과 입법을 예고했다. 야권은 "치밀한 고민 없이 던진 증세성 정책을 두고 '포퓰리즘식 재정운영으로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자 간접증세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의견이 분분하다.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설탕세의 예방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경제·조세 전문가들은 정책 효과와 형평성을 충분히 검증한 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설탕세 도입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통령은 관련 보도 일부를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정부가 국민 부담을 늘리는 새로운 세금을 추진한다는 해석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설탕부담금 제안을 '설탕세 징수'라며 비판한 야권을 향해 "여론조작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설탕부담금 제안에 대한 야권의 비판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섀도복싱 또는 허수아비 타법"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이 '설탕세'로 인용 표기하며 정부가 새로운 과세 제도를 도입해 증세할 것으로 보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 대통령은) 당류 과사용에 대한 우려와 국민 건강 훼손에 대한 공론화 차원에서 설탕 부과금을 사회적 공공 담론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28일에도 "언론이면 있는 사실대로 쓰셔야..설탕부담금 어떻게 생각하시냐며 의견을 물었는데, 왜 설탕부담금 매기자고 했다며 조작할까요?"라며 "심지어 " "를 붙여 하지도 않은 말까지 창작해 가며 가짜뉴스 만드는 건 옳지 못하다"고 직격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부담금'이나 '세금'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라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어차피 국가에서 돈을 징수하는 건 똑같기 때문에 '말장난'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국가의 약속과도 같다. 일반 정치인들처럼 '아니면 말고 식'의 발언을 대통령이 남발하면 국가 신뢰도가 흔들리고, 국민들은 혼란에 빠진다.

    그래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국가 정책 도입 문제를 두고 대통령이 느닷없이 SNS를 통해 이른바 여론 '간보기'를 하는건 무책임하다.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한국 사회에서 대통령이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어보는 건 국론 분열을 부추기는 것과 다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