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53조7천600억·영업익 17조2천800억원 달성2020년까지 연매출 4천억 달러 달성 목표
  • 삼성전자가 연간 매출 15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10~12월)에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연결기준으로 매출 41조원, 영업이익 3조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53조7천600억원, 영업이익은 17조2천8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150조원,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대비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58.1%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실적을 달러화로 환산하면 약 1천370억 달러 규모로, 최지성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간 매출 2천억 달러' 시대를 수년 안에 열겠다고 한 말의 실현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5일 소비자가전쇼(CES)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반도체·LCD 사업이 대폭 성장하고 3D TV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면서 매출과 이익에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올렸다"며 "세계 전자업계 최초로 수년 내에 연간 매출 2천억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연매출 4천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4분기에 국한한 실적은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반도체와 LCD 시황 악화로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돌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3조1천억~3조6천억원 정도로 전망해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분기 매출은 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8% 하락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3% 떨어졌다.

    이는 반도체와 LCD 거래가격이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이면서 D램 반도체의 경우 원가 이하 수준인 1달러 미만까지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TV용 LCD 패널 가격도 지난해 4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4월에 340달러이던 40~42인치 LCD 패널 가격은 성수기인 12월 들어 248달러까지 폭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4분기 영업이익을 반도체 2조원 내외, 정보통신(휴대전화 등)은 1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LCD는 1천억원 안팎의 이익을 올렸으나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적자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둔화와 하반기 들어 가속화된 시황악화 속에서도 연간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은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강력해진 시장지배력과 1등 제품 확대에 따른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력제품인 반도체에서 2등과의 기술격차 확대로 이 부문에서만 10조원이 넘는 이익을 쓸어담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울러 상반기까지만 해도 암운이 드리워졌던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하반기 이후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 야심작들이 기대 이상의 히트를 치면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애플 쇼크' 이후 삼성전자의 장래를 어둡게 했던 정보통신 부문이 올해에는 반도체와 맞먹는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앞선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작년 말까지 악화됐던 반도체, LCD 시황은 올 상반기부터 호전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