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예산삭감… 2011년 서울시가 위험하다”

지난해 무상급식 공방으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령한 서울시의회가 2011년 서울시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삭감 또는 증액해 강행 처리했다.

전무후무한 이 사태에 따른 부작용이 벌써 불거지고 있다. 전면이냐 선별이냐를 두고 싸우는 오세훈 시장과 민주당을 위시한 시의회의 ‘무상급식 공방’은 뒤로 하더라도 이에 따른 여타의 시정 사업이 입는 피해가 상당하다.

사실상 ‘오세훈이 밉다’는 이유로 시의회가 무분별하게 삭감한 예산들 때문에 꼭 필요한 도시 기반시설 유지·보수비용이 모자라거나 당장 끼니를 잇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올해 서울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한 사업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우려되는 문제점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② 공사중단·지연으로 버려지는 돈만 수천억, 시민안전 위협도…

몇 해째 공사를 계속해오다 갑작스럽게 서울시의회가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서 공사자체가 아예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적게는 수억원부터 많게는 수천억원이 들어간 사업에 예산이 뚝 끊기면서 그동안 들어갔다는 비용이 모두 매몰될 위기에 처했다.

②-1 대표적인 것이 양화대교 사태. 오세훈 시장이 한강 서해뱃길 사업을 위해 5000t급 유람선이 다닐 수 있도록 교각 폭을 넓히기 위해 시작한 공사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다리 상판을 제거하고 임시로 'ㄷ'자 모양 다리를 세운 뒤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는 오 시장의 서해뱃길 사업을 저지하겠다는 이유로 올해 예산 752억원(양화대교만 182억원)을 모두 삭감했다. 그동안 양화대교 사업에만 들어간 돈이 263억원에 이른다.

②-2 오 시장의 또 하나의 역점사업, 한강예술섬 조성공사에 대한 예산 406억1300만원도 전액 삭감됐다. 서해뱃길과 마찬가지로 예산확보가 불투명해진 이 사업에도 그동안 설계와 토지매입 등의 명목으로 534억원이나 투입됐다.

때문에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계속 미뤄질 경우 추가 비용 300억원 이상이 발생할 전망이다.

②-3 더 큰 문제는 사업중단으로 인해 생기는 안전상의 문제다.<사진참조> 제대로된 안전장치 하나 없이 꺽여져 있는 도로의 기형적인 모양 때문에 이 곳은 벌써 몇차례 사고가 일어났던 지점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를 점령한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 공사가 중단된 직후인 6월27일에는 도로가 꺽여져 있는 것을 모른채 내달리던 한 차량과 택시가 부딪쳐 승객 2명이 사망한 사고도 일어났다.

②-4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삭감한 도시 인프라 확충 및 보수 예산은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시가 지진이 일어나도 무너지지 않는 도로시설물로 교체하겠다며 세운 예산 94억800만원 중 50억원도 삭감됐다. 이에 따라 공사지연이 불가피해지면서 교통정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또 시의회는 상습정체구간이 도시고속도로 기능 개선을 위한 14억 중 11억4000만원도 삭감했다.

여기에 겸재교 건설에 필요한 올해 예산 102억8000만원은 절반인 50억이 삭감됐고 은평새길 예산 100억원과 평창터널 건설 비용 40억원은 전액 삭감됐다. 또 강변북로 확장 비용(성산~반포대교) 167억3000만원은 1/3 가량인 60억원만 남았다.

②-5 해외 도시와의 협력 관계에서 시작된 타슈켄트 서울공원 조성 예산 29억원도 27억원이 삭감됐으며 울란바타르시 서울숲 조성 사업 26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덕분에 서울시민뿐아니라 해외 자매 도시에게도 ‘신뢰’를 잃을 지경이다.

②-6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서울키즈센터 건립도 준공 시점을 기약할 수 없다. 당초 서울시는 올해 공사공정 91%를 완료하고 내년 4월 준공키로 했으나 올해 예산 77억7200만원 중 25억원이 삭감됨에 따라 공사를 맡았던 하도급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또 노후된 서울대공원 재조성에 들어갈 1억2900만원도 전액 삭감됐으며 인재원 청사보수·보강사업 예산도 1억1700만원이 삭감돼 위험시설물이 청사에 방치되는 사태도 우려된다.

다음편>주민과 한 약속, 돈없어 못할 판... 서울시 '거짓말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