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장관’ 정종환 국토부장관 4대강 점검 강행군 낙동강 상류 3개보 마무리공사 집중점검

  • 동남권 신공항 무산되자 비난 화살은 정종환 국토부장관에 집중됐다. 초축음이 됐을 그가 언제 그랬느냐는듯 다시 4대강 현장 확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뚝심 장관’의 '강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종환 장관은 지난 8일 금강 5공구 군수지구에서 4대강 강변숲 식목행사와 마무리 공사를 점검했다. 이어 13일에도 낙동강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등 상류 3개 공구를 집중 점검했다. 강행군이다.


  • ▲ 정종환 국토부장관이 4대강 공사현장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강골'장관 '둑신장관' 답다는 평이다.ⓒ
    ▲ 정종환 국토부장관이 4대강 공사현장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강골'장관 '둑신장관' 답다는 평이다.ⓒ


    현재 4대강 현장은 보 등 구조물 공사가 80%가 넘어가는 등 수치로만 보면 마무리 분위기다. 그러나 준설과 토목공사 위주의 초기보다 점검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이 현장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눈에 보이는 조경공사와 제방공사 자전거도로 등 사람의 손과 아이디어가 필수적인 공사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장관의 이날 현장점검은 이런 배경에서다.

    이날 현장점검엔 4대강추진본부 이재붕 사업부본부장, 고칠진 기획국장, 김철문 사업지원국장과 김석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이 함께 했다.

    정 장관은 이날 낙동강 가장 상류의 상주보에 들러, 마무리공사 중인 보 공사와 공도교 난간 조립공사 등을 꼼꼼히 챙겼다. 특히 정장관은 “경천대 등 절경이 많은 이곳 상주보 주변은 명품 절경이다. 4대강으로 절경이 더 돋보이도록 조경공사를 더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 ▲ 상주보 인근 농경지 리모델링 현장에서 김철문 사업지원국장이  정종환 장관에게 현황 설명을 하고 있다.
    ▲ 상주보 인근 농경지 리모델링 현장에서 김철문 사업지원국장이 정종환 장관에게 현황 설명을 하고 있다.

    정 장관은 또 “상주는 자전거박물관도 있고 자전거로 유명한 곳이다. 4대강 자전거도로와 기존의 상주 자전거 인프라를 잘 연결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자”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조경 식재 점검 외에도 “상주보 옆에 있는 양-배수장이나 시설물도 자연경관과 어울리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며 농어촌공사 관계자들에게 제안했다.

    정 장관은 낙단보로 이동, 현장에서 발견된 마애불 주변을 점검했다. 공사관계자들에 대한 당부가 이어졌다.

    “문화재와 강이 어울리는 명소가 되도록 변경된 설계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보 인근 제방도 왕벚나무 외에 상주 명물인 감나무를 심은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현장에서 능동적으로 조경에 힘 써달라."

    마애불이 발견된 낙단보 주변은 명승지 ‘관수루(觀水樓)’가 있는 곳으로 과거부터 나루터가 활성화되고 경치가 좋은 곳이다. 이곳 하류로는 체육시설, 초화원 등 수변 공원이 갖춰져 인근 구미시와 상주시 의성군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위치다.


    정 장관은 제방을 따라 초화원 예정지를 들러 조경 상황을 둘러봤다. 초화원은 야생초 등 각종 초화류가 21만㎡(약 7만평)로 광범위하게 조성된다.

    정장관은 일부 식재된 나무를 점검하며 관계자를 질책하기도 했다

    “초화류 공원은 모두 낮은 식물위주로 이뤄진다. 나무가 그늘목이 돼야 시민도 휴식을 취하기 좋은데, 회초리같이 작은 나무를 심으면 어떻게 하나?”

  • ▲ 정종환장관이 낙단보 현장 두산건설 전찬건 소장에게 제방 경사면 바닥을 잘 다져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정종환장관이 낙단보 현장 두산건설 전찬건 소장에게 제방 경사면 바닥을 잘 다져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가 긴장한다.

    “시간이 가면 나무가 자라겠지만, 초화류 공원의 경우 처음부터 큰 나무를 심어 초기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조경 면에서도 나무가 커야 키가 작은 초화류와 조화를 이룬다.”

    정장관은 이어 바로 하류 구미보 현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구미보는 지난해 가을 수문을 들어올리는 권양기가 설치된 권양대가 균열됐다며 일부 야당의원이 주장해 소동을 벌였던 곳이다.
    전문기관에서 정밀검사를 해 아무 이상이 없다는 점을 증명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인근 해평습지와 강정습지는 철새도래지로 거의 원형그대로 보존되는 생태관광지로도 기대가 높은 현장이다.

    정장관은 직접 이곳 구미보 공도교에 올라, 균열 논란이 있던 권양대를 직접 보고, 옥상 전망대 재질 등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산딸나무, 때죽나무가 심어질 예정인 제방경사면을 점검하며, 정장관은 또 관계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

    “산딸나무는 딸기와 비슷한 열매가 달린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이 나무로 만들어 졌다는 설이 있다. 나무 하나에도 이렇게 깊은 의미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식목을 해달라.”

    정장관의 발걸음 낙산제로 이어졌다. 구미보에서 상류로 이어진 낙산제에서 자전거도로 일부 시범 공사 구간의 시멘트 재질을 점검했다.

    정장관은 “자전거도로는 지자체가 관리하기 쉽고, 자연경관도 고려해야 하고, 경제성도 있어야한다. 지금도 여러가지 맞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라며 “ 어떤 경우라도 하자가 안 생기고, 지자체 여건, 강과 어울려야한다”고 강조했다.

     

  • ▲ 정종환장관이 구미보 제방에 심어진 때죽나무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붕 부본부장, 왼쪽은 서상일 포스코건설 소장.
    ▲ 정종환장관이 구미보 제방에 심어진 때죽나무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붕 부본부장, 왼쪽은 서상일 포스코건설 소장.


    -주무 장관으로 현장 점검을 자주 하는 이유는?

    "제방에 들어가지 않고는 감이 안 온다. 보고서나 계획서만으로는 진행상황을 바로 판단할 수 없다. 강에 가야 지금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상주보 낙단보가 있는 곳은 경치가 원래 좋은 곳이다. 훼손우려는 없나?

    "상주엔 경천대가 명승지다.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경천섬도 절경이다. 그동안 하천농경지로 사용되기도 했던 곳이었다. 이곳엔 드라마 상도 촬영지도 있다. 금강송 군락지를 조성한다. 인근에 정몽주 김굉필 이황선생 등의 위패를 모시는 도남서원도 있다. 퇴적물이 거둬 지고, 보에 물이 차면 이곳이 멋쟁이 섬이 될 것이다. 낙단보에도 지난 10월 공사 중 마애불상 주변을 살려 경관과 어울리게 한다. 모두 본래 있던 자연자원이 되살아난 강과 어울리게 할 것이다."

    -이수 치수 외에 조경이 왜 중요한지?

    "4대강이 완성되면 하천은 물이 가득 찬다. 망가졌던 강의 흔적들은 다 사라지고, 보이는 것은 강변 경관이다. 일반인의 평가는 나무 조경으로 받는다. 경관을 잘못하면 잘 해놓고 흉이 된다. 강은 수자원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의 관광 문화자원이다. 정서적으로도 중요한 자원이다."

    -낙단보 초화원에 왜 나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지?

    "초화원은 야생화 등이 많다. 초화류는 키가 작다. 큰 나무가 그늘목이 돼야 한다. 그래야 조화가 맞는다. 나무 숫자가 아니라 큰 나무를 심어 첫해부터 시민들이 쉴 수 있게 해야 한다."

    -보가 마무리되면 언제 담수되나?
    "우기 전에 마무리하고, 시험가동을 한다. 9월이면 담수된다. 추석때는 물이 가득찬 4대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 낙단보 전찬건 현장소장이 홍보관에서 정종환 장관에게 마애불 주변 설계변경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낙단보 전찬건 현장소장이 홍보관에서 정종환 장관에게 마애불 주변 설계변경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