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조선일보 보냐?” 
      
     高校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로 다시 만난 나의 歷史 선생
    李庚勳(조갑제닷컴 인턴기자)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필진과 관련된 기사를 읽던 중 낯익은 학교와 이름이 등장했다. 나의 母校와 내가 배웠던 敎師의 이름이었다.
     
      나는 2008년 12월 조갑제닷컴에 <手記/ 한 학생이 6년간 겪은 全敎組 교사들>이라는 제목의 手記를 쓴 적이 있다. 그 수기에 등장하는 全敎組(전교조) 교사 중 이번 교과서를 집필한 사람에 대해 다시 정리하려고 한다. 나는 高校시절 1년 동안 그에게서 歷史계열 수업을 받았다.
     
      이 교사는 수업시간에 美國에 대한 뭔 불만이 그리도 많은지, 미국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미국놈, 미국놈”이라며 反美감정을 표출했다. 미군의 6·25 참전에 대한 감사는 온데 간데 없고, “미국놈들이 6·25때 얼마나 많은 양민을 학살한지 너희들은 알고 있니?”라는 이야길 되풀이 했다. 북한군에 의한 양민학살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미국놈, 미국놈’거리는 게 듣기 거북했지만, 학생이니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하루는 그날 수업의 진도를 다 나가 수업이 일찍 끝났다. 교사와 학생 모두 수업 종료 종소리만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 교사가 국가보안법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대충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선생님, 국가보안법 폐지하면 안 되는 거죠?”
      “폐지해도 되지 않을까?”
      “남북이 분단 중이고, 북한은 결코 변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성의를 보이지 않는데 왜 폐지를 해야 하나요?”
      “너 조선일보 보냐?”
      “아니요, 저 동아일보 보는데요?”
      이 교사는 나에게 “한겨레나 경향신문 봐라”고 하더니, 수업 종료 종이 치지도 않았는데도 교실을 나가버렸다. 나는 그가 ‘사상의 자유’, ‘남북관계’라는 美名(미명)이라도 내세울 줄 알았는데, 돌아오는 답은 ‘조선일보 보냐?’였다.
     
      어느 날, 그는 수업에 들어오더니 자랑스럽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학교로 올 때 학교 담당자와의 면접에서 담당자가 ‘전교조 소속이십니까?’라고 물었는데, 나는 ‘전교조 아닙니다’ 라고 대답해 합격되었다.”
     
      나는 속으로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했다. 전교조라는 걸 속이는 것 자체가 떳떳해 보이지 않았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전교조가 뭔지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었다.
     
      2006년 말, 母校의 正교사 중 53%가 전교조에 가입해, ‘전교조 비율 최고 학교’라고 보도됐다. 동창회와 재단 측에서는 염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동창회는 會報(회보)를 통해 “전교조가 학생들에게 편향된 이념을 가르치고 있다. 전교조 비율이 높은 학교에서는 명문대 진학률이 낮다. 교사들은 학생을 가르치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는 요지로 글을 작성했다. 이 글을 읽은 母校의 전교조 分會는 명예 훼손이 될 수도 있다면서 ‘법적 대응’을 운운하기도 했다.
     
      이 교사는 회보에 실린 이 글을 읽고, 수업에 들어가 개탄하듯이 “우리(전교조)가 親北적 발언 좀 했다고 빨갱이는 아니다. 너희 학교 동창회 선배들 다 미친 새끼다. 다 죽여 버려야 된다”고 말을 했다.
     
      그의 발언이 쏟아진 교실에는 동창회 간부 아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 일로 동창회·학교 측과 學內 전교조 교사들의 대립은 극에 달했다. 문제의 발언을 한 이 교사가 사과를 하는 선에서 양측의 대립이 수그러졌다고 한다. 그는 사과하고 나서도, 수업시간에 들어와서 못마땅하다는 듯 불만을 표출했다.
     
      하루는 이 敎師(교사)의 한국 근·현대사 수업을 듣는 친구와 함께 登校(등교)했다.
    당시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편향성이 짙어 문제가 됐다.

    나는 그에게 “근·현대사 할 만해? 거기 이상한 내용이랑 잘못된 내용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라고 물었다.
    그 친구는 대뜸 나에게 이렇게 답했다.
     
     “뭐라고? 잘못된 거? 지들(旣成世代-기성세대)이 잘못해놓고, 지들이 우리한테 해준 게 뭐야?”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이 교사는 수업시간에 들어오면 기성세대에 대한 저주를 쏟아 내곤 했었다. 교사가 내뱉은 ‘기성세대에 대한 저주’를 내 친구가 보고 배운 것이었다.
     
      2009년 어느 날, 高校동창을 만났다. 나를 포함해 세 명이 만났는데, 한 명은 대학생이고, 또다른 한 명은 군 복무 중이었다. 이야기를 하던 중 미국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이들이 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군 복무 중인 친구에게 “너는 미국과 美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다.
    그는 “미군이 필요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나쁜 감정 없다”고 답했다.
     
     군대에 아직 가지 않은 나머지 한 명에게 똑같이 물었다.
     그 친구는 “미국 싫다”고 답했다.
     
     “왜 싫으냐? 너한테 뭐 잘못한 거 있냐?”
     “그냥 싫다”
     
      ‘미국이 그냥 싫다’고 답한 이 친구는 위에서 말한 문제의 교사를 담임으로 뒀었다. 담임이라는 자가 ‘미국놈, 미국놈’거리며 부정적인 것만 알려주는데, 그걸 듣고 미국을 좋게 생각할 학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