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자산을 씨게이트에 매각하면서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씨게이트와 HDD 자산을 양도하고 씨게이트 지분 9.6%을 인수하는 내용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HDD 시장 점유율은 9.4%로 5위에 머물러있다. 격차도 커 1위 사업자 점유율(33.2%)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미래가 불투명한 HDD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고,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SSD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SD는 반도체를 이용한 대용량 저장장치로 반응속도가 빠르고 발열과 소음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SSD는 HDD보다 읽기와 쓰기 속도는 각각 4배, 6배 정도 빠르지만, 소비전력은 절반 이하, 무게도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로 컴퓨터의 저장기능을 담당해왔던 HDD는 최근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SSD로 대체되는 추세다.

    문제는 비싼 가격. SSD는 HDD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고가여서 지금까지 일반인이 사용하는 컴퓨터 저장매체로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SSD가 컴퓨터 저장매체로 HDD를 본격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애플은 지난해 SSD를 탑재한 100만원 초반대의 노트북 '맥북에어'를 선보이며 클라우드를 활용한 차세대 노트북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올초 SSD를 탑재한 초경량 노트북 '센스 시리즈9'을 출시하며 '맥북에어'에 맞불을 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가 노트북 시장을 잠식하면서 노트북PC도 가볍고 얇아지는 추세"라며 "PC제조 업체들이 가볍고 빠른 SSD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말했다.

    씨게이트에게도 이번 포괄적 협력은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글로벌 HDD 시장에서 33%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1위를 고수하던 씨게이트는 지난 3월 HDD 2위 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이 3위 업체인 히타치를 인수하면서 2위로 밀려났다.

    때문에 씨게이트 입장에서는 시장 지배력 탈환을 위해 삼성전자의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반도체사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SSD 기술을 선도하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도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