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만에 흑자로…모바일부문 영업이익 실현 과제
  •  

  •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LG전자가 '독한 LG'를 내건 구본준 부회장을 새 선장으로 맞아 3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

    구 부회장은 올해 1월 "항공모함은 돛단배처럼 방향을 바꾸기 쉽지 않다. 열심히 하고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며 경영 회복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에둘러 표현했으나 27일 내놓은 실적으로 볼 때 그가 LG전자호(號)의 키를 잡은 뒤 일단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작년 휴대전화 부문이 3분기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고 회사 전체로도 3분기 1천852억원, 4분기 2천457억원의 적자를 봤으며 2조원이 훨씬 넘던 연간 영업이익도 2천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구 부회장이 올해 1월 '독한 LG'를 외치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LG전자는 1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하락 등 경영 환경 악재에도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었던 작년(13조2천173억원)에 버금가는 13조1천599억원의 탄탄한 매출 실적을 올렸다.

    아울러 전 사업 부문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 시장 매출 비중을 늘림으로써 지역별 시장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한 곳이 무너지더라도 다른 곳에서 보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실제 구 부회장은 LG전자에 대한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독한 LG, 믿을 만한 LG'를 알리려 취임 6개월 만에 중국, 일본, 서남아, 중동, 북미, 중남미 등 주요 외국 시장을 모두 누비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3D TV 기술 방식 등을 두고 삼성전자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해 1분기 평판 TV 판매량이 680만대로 동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성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경영이 완전히 정상화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해 LG전자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휴대전화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가 중요하다.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대당 판매가격(ASP)이 올라가면서 적자 폭이 지난해 4분기 2천605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천5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회사 전체의 실적을 끌어내리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2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점점 진화하는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에 대응해 옵티머스 2X 등을 같은 반열의 빅히트 제품으로 만들어야 하고 10% 이내에 머물러 있는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도 20% 이상으로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프리미엄급 LCD·LED·3D TV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부문도 시장 지배력을 키워야 하며 LED 조명, 태양전지 등 미래 사업을 발굴하고 안착시키는 것도 구 부회장에게 남겨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