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비자금 의혹 차명계좌 추적중"…경영권 다툼전 거래인듯
  • (서울=연합뉴스)금호석유화학이 최소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계좌를 적발,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검찰 수사 관계자는 27일 "비자금 조성 의혹을 확인하고자 금호석화 본사와 계열사, 협력업체 등의 계좌를 조사하고 있다. 의심스러운 계좌를 들여다 보고 있고 차명계좌도 확인 중이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2009년 박삼구, 박찬구 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기 전 금호석화 협력업체가 개설한 차명계좌 10여개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측 자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상한' 돈의 액수는 계좌당 5억~6억원씩 최소 6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누구 돈일 것이라고 예단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이 아니다. 처음 그린 큰 그림에서 이제 절반 정도 수사가 진행됐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금호석유화학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 13일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죄지은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다. 누구인지는 알아서 판단하라"라며 비자금 조성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관련됐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비자금 부분은 처음부터 자신 있었다. 검찰에서 조사받고 온 사람들 말을 들어봐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를 뒤지다가 안 나오니까 수사 방향이 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지금까지 검찰에서 조사받은 바가 전혀 없다. 처음 듣는 이야기다. 정말 검찰 조사에서 그런 내용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호그룹은 2009년 6월 박삼구·박찬구 회장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쪼개졌다.

    두 회장은 형제의 난 당시 동반퇴진했으나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로, 박삼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