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연합뉴스)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전 세계 주요 정유업체들의 1분기 순이익이 급증하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고유가와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의 고통 속에서 정유업체들이 많은 이익을 내는 것에 대한 각국 정부의 시선도 곱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엑손모빌은 지난 1분기 순이익이 106억5천만달러(주당 2.14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63억달러(1.33달러)보다 69%나 증가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의 사전 예상치인 주당 2.06달러를 넘어섰다.

    매출액도 1천140억달러로 26% 늘었다.

    엑손모빌의 이런 실적 호전은 고유가와 큰 폭의 정제마진, LNG(액화천연가스) 생산확대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도 순이익이 15억5천만달러로 46%나 증가했고 로열 더치 셸도 순이익이 30% 늘어난 62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셸의 경우 자산매각으로 인해 1일 생산량이 2.5%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유가와 정제마진 덕분에 이익은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이런 정유업계의 실적 호전이 에너지 업계의 지속적인 회복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체들은 과거 유가 상승기에 의회가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정유업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던 점을 기억하면서 같은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석유업체들의 가격담합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실제로 조사가 진행중인 곳도 있으며 유류세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엑손모빌의 켄 코언 부사장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많은 정치인이 고유가와 높은 이윤이 발생하는 시기에 우리 업계를 비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