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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구원투수'로 올랐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성공적인 위기극복이란 성적을 거두고 짐을 내려놓는다.
윤증현 장관은 6일 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동향(마산) 후배인 박재완 노동부 장관에게 경제팀 사령탑을 물려주면서 취임 28개월 만에 물러난다.
윤 장관은 우리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추락하던 2009년 2월 10일 취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28조원을 추가로 투입해 일자리를 만들고 신용보증 확대로 중소기업의 흑자도산을 막는 등 발 빠르게 위기에 대처했다.
당시 모두가 한국 경제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위기관리 결과 0.2%지만 플러스 성장을 거뒀고 2010년에도 6.2% 성장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거뒀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도 지난해 4월 "한국은 위기를 통제하는데 만점을 받았다"면서 "교과서적 회복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윤 장관은 대외적으로는 국제경제의 질서를 재편하는 주도적 역할이 돋보였다.
그는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의장을 맡아 국제통화기금(IMF) 개혁과, 글로벌 환율전쟁의 종식을 이끌어 서울 G20 정상회의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
윤 장관이 취임 이후 2년 동안 16개국에 17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으며 출장거리는 지구 7.8바퀴에 해당하는 31만2천㎞, 출장기간은 모두 88일일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를 역임했던 윤 장관은 아시아 지역 안전망 구축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힘을 쏟아 역내 상호자금지원체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기금 조성에도 일조했다.
특히 윤 장관은 개각 발표가 난 6일 폐막한 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마지막 출장을 뜻깊게 보냈다. 그는 이번 연차총회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역내 경제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ADB에 아시아비전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제안해 호평을 받은 것.
윤 장관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가 출범한 이후 11명째 장관으로 최장수 장관이란 영예도 얻게 됐다. 윤 장관 이전 장관들의 평균 재임기간이 13개월인 것에 비춰보면 두 번의 임기를 채운 셈이다.
하지만 그는 임기 말에 물가가 4%대로 급등한 것에 대한 국회의 질책에 "짐을 내려놓고 싶다"고 말하고 저축은행 부실화 청문회에 서서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힌 것처럼 떠나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의료와 전문자격사 등 서비스업 선진화 방안도 뚝심 있게 추진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후임자에게 물려주고 떠나게 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