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수수료 깎아달라" 거절당하자 롯데면세점行샤넬도 매장 면적 확대 요구

  • 세계적 명품 브랜드 구찌가 신라면세점과 결별했다.

    루이비통에 이어 명품업계의 '넘버 2'로 통하는 구찌는 공항면세점에서만은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루이비통이 '공항 면제점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구찌는 인천공항에서 작년까지 2년 연속 패션 · 액세서리 부문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 11월 루이비통이 세계 최초로 인천공항 내 신라호텔 면세점에 입점키로 결정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루이비통 유치에 몸이 달았던 신라호텔이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했다. 신라호텔은 루이비통에 최고 '명당자리'로 알려진 27번과 28번 게이트 사이의 공간을 내줬다. 면적도 다른 명품보다 4~5배 큰 500㎡(150평). 수수료도 판매가의 10~20%만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찌로선 '뿔'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판매가의 40~50%를 수수료로 내는 다른 명품 브랜드보다는 낮지만, 구찌 역시 30% 안팎의 수수료율을 내고 있고 매장면적도 훨씬 작다. 구찌는 인천공항 내 신라면세점 2곳에 각각 130㎡(40평) 규모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구찌는 신라호텔에 루이비통과 같은 대우를 요청했다. 매장 면적과 위치는 물론 수수료율도 지금보다 좋은 조건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신라호텔이 구찌의 요청을 거부하자 구찌도 중대결정을 내렸다.  
    구찌는 인천공항 내 신라면세점에 들어선 점포 2곳을 모두 빼기로 결정하고, 최근 신라호텔에 "퇴점 절차를 끝마치는 대로 나가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신라호텔의 적군인 롯데호텔과 손을 잡았다. 롯데호텔도 루이비통으로 상처를 받았던 터라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구찌는 오는 11월 인천공항 내 롯데호텔 면세점과 김포공항 내 롯데호텔 면세점 등 2곳에 각각 130㎡(40평) 규모로 입점키로 합의했다. 

    업계 소식통은 "롯데호텔이 구찌에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옮긴 것으로 안다"며 "구찌가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과 제주 신라면세점에선 계속 영업하는 만큼 신라호텔과 아예 결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호텔은 "구찌가 요구한 수수료율이 너무 낮아 수용할 수 없었다"며 "구찌를 대신해 미우미우와 티파니를 들여놓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