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병합' 거부국에 관세 VS EU "보복관세" 전운 고조美 대만과 '조건부' 반도체 관세 타결, 韓 기업에 '청구서' 날아오나 긴장코스피 현차·방산주 호조로 강보합, 삼전은 반도체 겹악재에 1%대 하락
  • ▲ 트럼프 대통령ⓒ연합
    ▲ 트럼프 대통령ⓒ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관세' 압박이라는 이중고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대서양 건너편에서는 '그린란드 매입'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무역 전쟁 공포가, 태평양 건너편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한 미국의 청구서가 동시에 날아든 형국이다.

    19일 코스피는 철저한 차별화 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9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4830~485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강보합권 안착을 시도 중이다.

    현대차와 방산주가 지수를 떠받치며 코스피의 하락을 막아세웠지만,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유럽발 리스크에 미국의 직접적인 반도체 규제 우려까지 겹치며 외국인의 매도 폭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린란드 안 팔면 관세" vs EU "무역 바주카포" … 대서양 파고 '출렁'

    글로벌 시장의 1차 충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며 병력을 파견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10%, 6월부터는 2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즉각 반발하며 '강 대 강' 대치로 맞서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EU 주요 회원국들은 930억 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 기업의 EU 내 활동을 제한하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일명 '무역 바주카포' 발동을 검토 중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ACI 발동을 공식 추진하며 미-EU 무역 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양측의 갈등은 수십 년 만에 최고조에 달했다.

    ◇ 美 상무부 "미국 안 지으면 관세 100%" … 반도체 덮친 '진짜 공포'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투심을 짓누른 더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반도체 관세' 리스크다. 미국 정부가 최근 반도체 관세 도입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단순히 선언적인 위협을 넘어 실질적인 '비용' 문제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국인 대만이 미국과 발 빠르게 협상을 타결한 점이 국내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대만은 지난 15일, 기존 20%였던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대만 기업과 정부가 미국에 2500억 달러(약 350조원) 규모의 투자와 신용보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대만 TSMC는 애리조나 공장 6개에 더해 5개 공장을 추가 증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최근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은 모두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며 '관세 100%' 가능성까지 시사해 긴장감을 높였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도 대만 수준의 대규모 추가 투자를 압박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 코스피, 車·방산이 끌고 삼전이 누르고 … 극명한 '디커플링'

    대외적 악재에도 자동차와 방산이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현대차는 장중 8% 넘게 급등하며 44만 7000원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 랠리를 펼쳤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0%), 한화오션(+1.02%) 등 방산주 역시 상승세를 탔다.

    반면, 삼성전자는 트럼프의 '유럽 관세'와 바이든-트럼프 행정부로 이어지는 '반도체 청구서'라는 이중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21% 하락한 14만 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303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물량의 상당 부분이 불확실성이 커진 반도체 대장주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 정부 "韓 반도체, 최혜국 대우 약속받아" 진화 나섰지만…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포고문'의 1단계 조치가 엔비디아와 AMD의 첨단 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국내 기업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 협상에서 '반도체는 최혜국 대우(MFN)'를 약속받은 만큼,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받도록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2단계 조치'를 통해 더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라며  "그린란드 이슈가 촉발한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만발 투자 압박까지 겹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섹터는 당분간 외국인 수급 공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