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내에서 '미 신용등급 강등' 사태와 관련해 외화보유액을 미국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당국자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9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국 국가신용 등급 강등에 대해 많은 미국인뿐 아니라 중국인들도 화가 났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내내 중국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베이징 당국의 외환 보유액 관리능력에 대한 독설과 비난들이 가득했다.

    외환보유액은 지금까지 일반인의 관심을 끌지 않는 소수 당국자 등의 문제였다.

    인터넷 토론방 등에 오른 글들은 중국 당국이 국가의 이익에 대해 얼마나 생각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의 국수주의적인 내용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3조2천억 달러의 외환보유액 중 절반가량을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글에서 "미 국가부채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의 전략적 의사결정권자들이 돼지 같다"면서 "당국이 인민의 돈을 외국인들이 쓰도록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글은 즉시 삭제됐으며 이는 당국의 검열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IHT는 추측했다.

    다른 블로거는 "중국 사람들은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고 경제여건도 나쁘지 않지만 일반인들의 생계는 그렇게 좋지 못한 형편"이라면서 "이는 당국이 미국에 돈을 빌려주려고 인민의 허리띠를 조이기 때문으로 이번에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왜 중국이 미 신용등급 강등의 최대 피해자가 되어야 하느냐"고도 말했다.

    IHT는 중국인들의 이런 반응은 주변국들과 분쟁에 휩싸인 영토주권 문제뿐 아니라 경제 부문에서도 때로는 공격적으로 보이는 중국의 민족주의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문은 이런 반응들이 중국 당국의 통화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간 미국에 의해 구겨진 자존심을 이번 기회에 드러내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