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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2005년 10월 'A+'로 올린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올라가면 통상적으로 신용등급 자체도 1년 정도 후에 상향조정되는 경향이 있어 내년에는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A-' 등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피치는 등급전망을 상향한 사유로 재정건전성, 대외건전성,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력 등을 제시했다.
우선 재정건전성과 관련, 피치는 상향조정의 중요 사유로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등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언급했으며 한국이 건전재정기조를 유지해나갈 경우 등급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건전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 은행 등의 단기외채 비중 축소, 일본·중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한 유동성 확충 등 대외부문의 위기대응능력이 대폭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경제는 높은 대외의존도에 따라 세계 경제여건 변화에 취약한 측면이 있으나, 수출기업의 높은 경쟁력과 탄력적인 환율제도가 취약성을 크게 완화했다고 밝혔다.
한국 신용등급이 경제 펀더멘털보다 낮게 평가되는 요인인 대북 리스크에 대해서는 전면전 발발이나 북한 체제의 갑작스런 붕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가계부채 문제, 가변적인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높은 대외의존도, 내년도 외채 만기도래액이 657억달러로 최근 5년 평균인 220억달러보다 급증한 점 등을 제시했다.
다만, 피치는 이런 위험요인들을 잘 대처하면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최종구 국제업무관리관은 "글로벌 재정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함으로써 우리의 위기대응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며 "특히 올해 A등급 이상 국가들에 대한 신평사들의 상향조정 실적이 매우 드물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올해 A 등급 이상 국가를 대상으로 한 피치의 등급상향은 칠레(2월)와 에스토니아(7월) 등 2차례에 그쳤고 벨기에,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슬로베니아, 뉴질랜드, 바레인 등은 하향조정했다.
그는 또 "통상 전망이 바뀌면 1년 정도 안에 전망대로 등급 자체가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신용평가사의 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외채 만기도래액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2009년에 적자국채가 많이 발행하고 은행들이 기간물 차입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상환에 전혀 어려움이 없으며 피치도 어려워 보인다는 언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8년 11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가 2009년 9월 '안정적'으로 환원했다.
이밖에 무디스는 지난해 4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외환위기 전 수준인 'A1' 등급으로 상향조정했으며 올해 연례협의 결과 현재 등급을 유지하기로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달 18~21일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를 했으며 현행 등급(A) 유지에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