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정치 테마주의 이상급등을 부추기는 불공정거래 세력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관련주가 줄줄이 급락했다.

    9일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서 EG, 신우, 바른손, 비트컴퓨터, 위노바가 하한가로 마감했다.

    `문재인 테마주'인 바른손, `박근혜 테마주'인 비트컴퓨터는 모두 지난주 4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이다.

    EG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고, 신우는 박 위원장의 올케가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기업이다.

    바른손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근무하던 법무법인의 고객사로 알려졌고, 위노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인이 대표로 있는 회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컴퓨터는 조현정 회장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영입된 후에 정치 테마주로 부상했다.

    이밖에 박 위원장의 복지 정책과 관련한 수혜주로 꼽혔던 보령메디앙스(-14.73%)와 아가방컴퍼니(-12.89%)도 두자릿수 낙폭을 보였다.

    금융당국이 지난 11월부터 불공정 거래 세력의 개입을 의심했던 여성 의류업체 대현(-8.74%)과 의료기기 업체 솔고바이오(-11.23%)도 역시 급락했다.

    SNS 관련주인 인포뱅크(-13.36%), 필링크(-5.71%), 오늘과내일(-6.61%) 등도 줄줄이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하락률 상위 1~20위 중 정치 테마주가 11개나 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현재 지분의 37.1%를 소유한 안철수연구소는 오전에는 테마주 단속 소식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낙폭을 키우며 -4.14%로 마감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책이 나왔기 때문에 펀더멘털(기초여건)과 관계없이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정치 관련주는 일시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마주 조사 전담팀'을 구성하고 불공정 거래가 발견되는 즉시 긴급조치권을 발동한다는 대책이 나오면서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을 주도했던 `작전 세력'이 일단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선과 대선이 시기가 아직 멀었기 때문에 정치 관련주의 급등락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 김용식 스몰캡 팀장은 "일부 정치인 테마주에 불공정 거래 세력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게 되면서 오늘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선거라는 `재료'가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에 급등락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