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추가 금리인하 기대 속 '셀 아메리카' 확산… 안전자산 수요 급증연준 독립성 위기·그린란드 美 합병 위협이 탈(脫)달러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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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화를 대체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귀금속에 대한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국제 은(銀)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금값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온스당 5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4일 로이터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48분께 전장 대비 5% 오른 온스당 100.94달러에 거래됐다. 은 가격이 온스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은값은 2025년 한 해 동안 150%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40% 넘게 상승하며 가파른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금값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사상 최초의 온스당 50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1.4% 오른 온스당 497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당 4988.17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금 가격은 2024년 27% 상승한 데 이어 2025년에는 65% 급등했으며, 새해 들어서도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축통화인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대체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늘린 점이 금값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 가격과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은 역시 산업용 수요 증가와 만성적인 공급 부족 문제가 부각되며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달러화에 편중된 외환보유자산을 다변화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금 보유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 약화로 촉발된 이른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또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도 금값 상승 배경으로 지목된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화폐 가치의 질적 저하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의미한다.

    미 연방정부의 높은 부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이 달러화 등 기축통화를 대체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해임 압박 수위를 높일 때마다 급등세를 보였다. 이달 초 파월 의장이 형사기소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금값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의 독립성 침해가 과도한 통화 완화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값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그린란드 관세' 부과를 위협했다가 철회한 점 역시 셀 아메리카 기류를 부추긴 요인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 이후 덴마크 연기금은 약 1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보유분을 이달 말까지 전량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자산으로,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금리)가 하락할 경우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명목금리가 낮아지거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질수록 금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2024년 9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3.50~3.75%로 총 1.75%포인트 인하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중 기준금리를 1~3차례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차기 연준 의장 인선에 따라 추가 인하 기대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독립 금속 트레이더 타이 웡은 로이터에 "경제·정치적으로 극도로 불확실한 시기에 금은 피난처이자 분산투자 수단으로서 전략적 포트폴리오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귀금속 시장조사업체 메탈스 포커스의 필립 뉴먼 이사는 "은은 금 투자 수요를 지지하는 것과 동일한 많은 요인으로부터 계속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관세 우려가 지속되고 런던 시장의 실물 유동성이 여전히 낮은 점도 추가적인 지지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