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수년간 그룹 이익 절반 투자 전망"
  • SK가 하이닉스 반도체의 인수를 앞두고 하이닉스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15일 SK그룹에 따르면 그룹 측은 최근 하이닉스 경영진과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 경영협의회를 열고 경영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이닉스 매각을 위한 마무리 작업은 물론 SK와 하이닉스가 공생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작성하기 위한 것이다.

    경영전략의 폭은 과거보다 한층 넓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22일 하이닉스를 찾아 경영현황을 보고받고서는 "제때 적정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10년째 주인을 만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른바 빅딜 정책으로 1999년 10월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인수하면서 탄생한 하이닉스는 D램 값 폭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2001년 8월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뒤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주인이 없는 탓에 생긴 장기전략의 부재 문제도 'SK칩'을 달게 되면서 해결될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 환경 속에서 신속하게 신규사업에 진출하거나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등의 의사결정이 손 쉬워졌다"며 "과거 생존 위주의 경영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그룹 측은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과 질적·양적 결합을 통해 노하우를 주고받으면서 반도체 생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갖출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반도체 사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반도체사업기획실을 신설했다.

    대규모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가 앞으로 수년간은 그룹 이익의 절반 가량을 하이닉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SK그룹이 올해 4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하이닉스의 하드웨어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앞팎의 시각이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2위의 반도체 생산업체였지만 그간 주인 없는 회사가 되면서 우수 인력이 경쟁 업체로 유출되는 경험을 겪어야만 했다.

    SK가 투자와 함께 대규모 인력 충원을 밝힌 만큼 하이닉스는 새로운 브레인을 대거 충원할 기회를 갖게 됐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공장 방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연구 개발이 필수적인 만큼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그룹 관계자는 "SK칩을 달면서 대내외 신인도 향상과 경쟁력 제고로 하이닉스 안팎에서 부활의 원년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