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과학 이론만 다루던 것을 '생활밀착형' '젊은 아이디어' 위주로 개편27일부터 일반 국민 중에서 강연자 모집해 3월부터 서비스 계획
  • 정부가 ‘정부 지식 동영상 사이트’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다. 하지만 문제는 '누가' '어떤 지식'을 내놓는가가 될 것이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는 27일 “‘지식 플랜트(www.knowledge.or.kr)’라 부르던 지경부의 지식영상 사이트를 일반인도 자신의 지식이나 노하우를 소개할 수 있도록 확대 개편한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정경원)이 27일부터 강연자를 모집 2월중에 촬영하고, 1분기 이후부터 동영상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 11월부터 준비해 2011년 5월 개설한 ‘지식플랜트’는 지경부가 관리하는 '정부 지식 사이트'라고 한다. 지금까지 이어령 前문화부장관,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김준석 경희대 브랜드마케팅학과 교수, 케네스 크로포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 등이 출연한 50여 편의 지식강의를 제공 중이다. 유명 석학들이 나왔음에도 1년이 넘도록 조회수는 200~300회에 불과하다. 이번 개편 방식이나 내용도 포털 지식검색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었다. 이해가 안 됐다.

    하지만 지경부 관계자와 통화하자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말들이 나왔다. '지식플랜트'는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홍보도 하지 못한, 일종의 '테스트 사이트'처럼 운영했다고 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식플랜트에의 일반인 출연이 '아무나' 나와서 '아무런 말'이나 하는 일이 안 되도록  정치, 종교 등에 대한 지식은 이야기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반인의 지식 강연에는 학술적 지식은 물론 취미·생활, 노하우, 학습 등 전 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되 실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지식 위주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선정된 사람의 지식을 7분 이내의 ‘편하게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만들어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 ▲ 지식경제부의 '정부 지식영상 사이트'인 지식 플랜트다. 1분기 전후로 개편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 지식경제부의 '정부 지식영상 사이트'인 지식 플랜트다. 1분기 전후로 개편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또 지식 강의의 ‘품질’을 유지하고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심사를 거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기자는 "‘일반인들의 영상’을 게재, 홍보한다고 ‘1인 지식 창조기업의 토대 구축’이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어느 시대 발상이냐. 게다가 지금 게재된 영상도 그렇다. 국내 최고의 석학들 불러서 대학 신입생 교양수준의 강의를 시켰다. 강의 주제도 현실과 거리가 멀고 애매모호하다"고 쏘아붙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그제야 "사실 걱정은 있다. 우리가 삼성경제연구소나 LG경제연구원도 아니고 부족한 게 많다. 2012년에만 200여 명의 일반인을 강연자로 뽑을 계획인데 홍보 문제와 한정된 인력, 예산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토로했다.

    지경부가 새로 개편하는 '지식 플랜트'가 성공하기 위해서 꼭 갖춰야 할 요소는 바로 '재미'다. '재미'는 웃긴 사진이나 그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의 생업에 필요한 아이디어, 꼭 알고 싶었던 사실, 새로운 사업이나 직업에 도전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팁(Tip)'도 필요한 사람에게는 얼마나 재미있는가.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하는 프로그램만 갖고도 톡톡 튀는 영상을 '유튜브' 등에 올리면 몇천만 원을 버는 게 현실이다. 그런 세상에서 '정부가 인정한 전문가'라는 레테르에 목을 매는 사람이라면 의심을 사기 딱 좋다. 

    지경부 관계자도 "사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젊은 사람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가장 원한다. '부자'들을 위한 그런 컨설팅이 아니라 '생활 속의 컨설팅'이 될 수 있는 그런 지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금은 서비스 준비 중이다. 전문가는 물론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조언과 아이디어를 듣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3월 중 서비스는 쉽지 않겠지만 대신 더 많은 준비를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한 번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최근 인터넷 포털의 '지식검색' 서비스는 잘못된 지식과 '짝퉁 전문가' '자칭 전문가'로 오염돼 있다. 지경부가 새로 시도하는 '지식플랜트' 서비스가 포털의 지식검색을 대체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