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와 가스協,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77%가 ‘만족’ 주장 도시가스 이용만족도 조사라면서 정작 ‘요금’은 항목서 빠져
  • 지경부와 한국도시가스협회가 전국적으로 ‘소비자 이용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지만 조사 항목에는 비싼 요금 문제가 빠져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는 31일 “한국도시가스협회(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이하 도시가스협회)와 공동으로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201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 31개 도시 3,500명의 도시가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사용자 10명 중 약 8명(76.9%)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이번 조사는 전국단위 도시가스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초의 조사로 도시가스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만족 수준을 진단하고 향후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했다”면서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하는 편이라는 응답자는 76.9%인 반면, 불만족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 ▲ 지경부와 도시가스협회가 31일 배포한 자료 속 설문조사 항목들. 비싼 요금 문제나 시장 독점지위 남용은 쏙 빠져 있다.
    ▲ 지경부와 도시가스협회가 31일 배포한 자료 속 설문조사 항목들. 비싼 요금 문제나 시장 독점지위 남용은 쏙 빠져 있다.

    지경부는 또 “전기․상하수도 등 다른 공공서비스와 비교하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95.8%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다’라고 답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지경부는 “항목별로는 ‘요금검침 및 고지 적시성’에 90.4%가 만족했고, ‘요금납부의 편리성’에는 89.8%, ‘요금고지서 이해의 용이성’에는 77.8%가 만족했다고 응답했고, 연결 및 철거 수수료에 대한 만족도는 33.1%로 낮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지경부와 도시가스협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도 만만지 않다. 실제 조사 항목을 보면 가장 중요한 ‘요금 만족도’는 빠져 있다. 여기다 각 지역별로 도시가스 공급업체가 ‘독점’ 구조를 갖고 있어 소비자가 공급자의 요금인상에 전혀 대응할 수 없는 점이나 1인 가구와 2인 이상 가구의 가스요금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 점 등도 항목에서 빠져 있다.

  • ▲ 네이버에서 도시가스요금으로 검색하면 '도시가스 요금폭탄'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뜬다. 이를 클릭하면 '도시가스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하소연이 쏟아져 나온다.
    ▲ 네이버에서 도시가스요금으로 검색하면 '도시가스 요금폭탄'이라는 연관검색어가 뜬다. 이를 클릭하면 '도시가스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하소연이 쏟아져 나온다.

    최근 도시가스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겨울만 되면 ‘요금폭탄’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서민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은 무시했다는 비판도 인다.

    실제 ‘네이버’ 등 포털에서 ‘도시가스 요금’으로 검색을 하면 ‘도시가스 요금 카드결제’와 ‘도시가스 요금폭탄’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함께 뜬다. 몇몇 네티즌은 ‘아껴 썼는데도 한 달 요금이 30만 원 넘게 나왔다’며 울분을 표시하기도 한다.

    ‘은행과 제휴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가스공사 등 일부 공급자의 문제도 작게 다뤘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경부와 도시가스협회는 그래도 별 신경을 안 쓰는 눈치다. 이들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요금납부 및 고지와 관련해 소비자들은 도시가스요금 신용카드 자동결제나 고지서상 요금 환산방법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실태조사를 거친 후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대응방안만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