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대 생산공장 훙하이… 샤프 사실상 인수세계 LCD 점유율 22%대… 1·2위 삼성·LG 추격
  • ▲ ⓒISE 삼성전자 부스 전경.
    ▲ ⓒISE 삼성전자 부스 전경.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는 말처럼 애플의 최대 생산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대만의 훙하이(鴻海)그룹이 일본 샤프의 최대주주가 되어 타도 삼성을 외치고 나섰다.

    훙하이 계열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탁 생산하는 주력공장이다. 샤프도 최근 애플 '뉴 아이패드'용 LCD 공급 계약을 따낸바 있다.

    훙하이그룹은 지난 27일 일본 LCD(액정디스플레이)산업의 마지막 자존심인 샤프전자의 대주주가 됐다.

    일본 최대 LCD업체 샤프는 지난 27일 홍하이와의 LCD 패널분야 제휴를 위해 669억엔(약 9,150억원) 규모의 주식 1억 2,100만주를 발행해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하이는 샤프의 주식 약 1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훙하이그룹에 세계 5위의 LCD업체이자 독보적 기술력을 쌓아온 샤프전자가 사실상 인수됨에 따라 세계 LCD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세계 LCD시장의 1·2위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양강 구도였다.

    이번 사건으로 훙하이그룹의 세계 LCD시장 점유율은 치메이전자(15.3%)와 샤프전자(7.4%)를 합쳐 22.7%로 1위인 삼성전자 27.6%와 2위 LG디스플레이 26.2%에 육박하게 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훙하이그룹의 궈타이밍 회장은 평소 "우리와 손잡으면 삼성을 타도할 수 있다"며 일본 기업에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샤프가 훙하이를 최대주주로 받아들인 데는 2,900억엔(약 4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적자로 위기에 몰린 것도 있지만, 궈 회장의 '반(反)삼성 연합전선 구축'에 호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닛케이비즈니스데일리는 28일 2010년 EU가 한국과 대만 10개 기업에게 LCD가격 담합에 대해 거액의 과징금을 추징하자 궈 회장이 "담합을 주도했던 삼성이 밀고했으며 삼성은 상도덕이 없는 기업"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당시 샤프 경영진이 삼성 비판에 공감했고 이를 계기로 이번에 양사의 제휴가 추진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궈 회장은 지난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절대 일본 기업의 친구이지 적이 아니다"라며 "적은 일본의 남쪽(대만)이 아니라 서쪽(한국)에 있지 않은가"라고 말한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별히 말할 것이 없다"며 "제품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가 애플을 등에 업은 대만 훙하이와 국내 업체들 간의 대결 구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타도 삼성을 위치던 훙하이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삼성과 LG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