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올해 들어 시총 70% 이상 증가포스코, 셀트리온 제치고 6위 랭크방산·조선해양 부문 기대감에 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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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각사
한화그룹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서만 7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주력사업인 방산과 조선해양 부문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지난해 1년간 시총이 약 2.3배 증가하며 재계 5위로 올라선 HD현대를 바짝 뒤쫓으면서 절친인 오너가(家) 3세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수석 부회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종가 기준 코스피에 상장한 한화그룹 12개 상장사 시총합계는 74조3808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 12월 30일 종가기준 시총합계 43조596억원 대비 72.7% 증가한 수준으로 국내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이 늘었다.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을 기준으로 하면 그룹 시총 셀트리온그룹(43조612억원), 포스코그룹(42조5000억원)을 제치고 6위로 오르게 된다. 당시 한화그룹의 그룹시총이 7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새 두 그룹을 앞지른 셈이다. 다만 5위 HD현대그룹 시가총액 77조6695억원은 넘지 못했다.한화그룹의 시총 증가는 주력사업으로 하는 방산과 조선해양 부문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덕분이다. 여기에 올해 실적 또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실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와 2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4조8822억원에서 30조836억원으로, 한화오션은 11조4445억원에서 22조3682억원으로 증가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과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히려 자국 우선주의와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등 내세우고 있는 만큼 지정학적 위험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방위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경쟁력을 가진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증가가 유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요 방산업체 중 가장 많은 수출 라인업과 다변화된 수출 지역을 보유 중이다.한화오션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에 러브콜을 보낸 후부터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직후부터 미국 해군의 노후화를 지적하며 한국과 손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에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규모의 해군을 배치하려면 함정 건조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최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 등 동맹국에 맡길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기회가 더욱 늘 전망이다.한화오션은 작년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고, 그해 8월에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의 창정비 계약을 수주하는 등 미 해군과의 협력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한화시스템 또한 지난해 6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 진출을 알린 바 있다.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연결기준 매출액 18조612억원, 영업이익 2조351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매출액은 사상 최대고,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 11조9370억원, 영업이익 630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매출액은 10.8%, 영업이익은 164.9% 증가하게 된다.한화그룹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며 시총 5위인 HD현대그룹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HD현대그룹은 지난 한해 1년 새 시가총액이 40조원 넘게 증가하며 대기업 집단 중 유일하게 배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시총 순위가 2023년 말 10위에서 지난해 말 5위로 올라섰다.조선업 호황과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HD한국조선해양 등 주요 계열사의 시총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동시에 HD현대마린솔루션을 신규 상장하고 HD현대마린엔진(전 STX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시총이 크게 증가했다.재계 관계자는 “올해 두 달간 한화그룹 시총은 31조원 넘게 증가했다”면서 “올해 주력 계열사 상당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올해 시총 순위 증가폭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